한 남자가 모니터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 10분 넘게 똑같은 자세로 앉아 있다. 다시 키보드를 두드려 보지만, 선택한 단어와 문장이 마음에 안 드는지 다시 지운다. 쓰다가 지우다 반복한다. 시계를 보니 벌써 2시간이 지나고 있다. 이미 자정이 넘어 새벽으로 향하고 있다. 눈은 반쯤 감겼지만, 어떻게든 이 원고는 완성하고 자기로 결심한다.
분량도 못 채우고 있는데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한다. 문장은 매끄러운가, 맞춤법과 띄어쓰기는 맞는가, 누군가 비웃지 않을까 등을 고민한다. 또 그렇지 않아도 졸려서 아예 쓰기를 멈추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완벽주의의 병폐다. 너무 잘 쓰려고 하다 보니 쓰지 못한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는 글은 없다.
글쓰기는 완벽을 증명하는 행위가 아니다. 작가가 쓰고 싶은 주제를 골라 독자에게 진심을 전하면 그만이다. 조금 서툴러도 진정성이 담긴 글은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잠시 비어 있어도 괜찮은 글이 된다. 왜 그런지 같이 한번 살펴보자.
첫째, 작가의 진심은 완벽주의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진심이 담기고 글까지 완벽하면 금상첨화다. 그런데 그런 글은 많지 않다. 유명작가가 쓰더라도 다 완벽하지 않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어떤 글이든 완성도보다 작가의 진정성에 독자는 더 크게 반응한다. 어떤 글이든 최대한 진심이 담길 수 있도록 노력하자.
둘째, 완벽주의는 결국 글쓰기를 포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꾸 나는 좋은 글을 매일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오래 가지 못한다. 부담감이 생긴다. 그 강박관념은 다시 글을 쓰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된다. 일단 쓰기 시작하고, 어설프더라도 분량을 채우는 습관부터 가지는 것이 좋다.
셋째, 독자는 완벽 보다 공감을 찾기 때문이다. 독자는 작가가 얼마나 그 글을 잘 썼는지에 대해 관심없다. 자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만 관심을 둔다. 자신의 감정을 대변해주는 단어와 문장을 찾는다. 조금 서툴러도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면 공감한다.
넷째, 퇴고라는 작업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기가 어렵다. 또 초고가 완벽할 필요 없다. 다시 소리 내어 읽으면서 초고를 고친다. 다듬는 과정에서 글은 좀 더 단단해진고 완벽에 가까워진다.
다섯째, 당신이 멈추면 아무 이야기도 남지 않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쓰다 멈추면 어떠한 글도 이 세상에 나올 수 없다. 당신만이 가진 시선과 이야기는 사라지고 만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써야 할 글이 있으면 무조건 노트북을 켜자.
처음 글을 쓸 때는 아무것도 몰랐다. 어떻게든 분량도 채우면서 원고의 질도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잘 쓰지도 못하면서 욕심만 컸다. 또 조급했다. 어떻게든 잘 써서 나도 유명한 작가가 빨리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완벽하다는 기준이 스스로 너무 높게 잡았다.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되자 오히려 글쓰기가 더 어려워졌다. 무슨 분야든 마음을 좀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내려놓으면 글이 또 잘 써진다. 역시 글쓰기도 감정과 마음에 잘 연결되어 있는 도구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당신이 써야 할 글이 있다면 일단 생각나는 대로 쓰자. 누가 뭐라 해도 듣지 말자. 다시 요약한다. 완벽보다 당신의 진심으로 글을 쓰면 된다. 무슨 일이든 처음은 다 쉽지 않다. 글쓰기의 본질은 작가의 관심과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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