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신경이 있는 편은 아니다. 그나마 할 줄 아는 운동이 달리기, 축구와 농구 정도다. 축구는 군대에서 무릎이 나빠지기 전까지 가끔 사람들과 시합에 나가기도 했다. 지금은 국가대표 경기나 해외 축구 리그 경기를 시간날 때 가끔 보는 편이다. 2022년 월드컵 국가대표 벤투 감독이 자주 사용하던 축구 방식이 “빌드업 축구”였다.
“빌드업”이란 표현은 단어 자체로 해석하면 건축물 등을 쌓아올린다는 표현이다. 그러나 축구에서 “빌드업”은 축구공을 가지고 팀 동료에게 연결하며 적진으로 나아가 공격하는 과정 중 기초단계를 의미한다. 빌드업 축구는 보는 사람이 좀 지루할 수 있지만 단계별로 차곡차곡 진행되어 익숙해지면 무섭다.
축구에서 골키퍼의 발끝에서 차는 것으로 빌드업은 시작된다. 수비수에게 전달되면 미드필더에게 패스하고 마지막에 공격수에게 전달된다. 이것을 막기 위해 상대편 수비수는 최선을 다해 자리 잡는다. 글쓰기도 단어 하나, 문장 하나, 생각 하나에서 출발한다.
축구에서의 공은 글에서는 아이디어나 단어, 문장이다. 공을 잘 연결하여 골을 넣는 목표가 있는 축구처럼 글쓰기도 단어와 문장을 잘 조합 구성하여 완성된 글로 나아가야 한다. 자! 이제부터 축구 빌드업처럼 초보 작가는 아래 순서대로 글을 써보자.
골키퍼가 공을 찬다. 글쓰기에서 주제를 찾고 던지는 것이 시작이다. 글의 출발점은 내가 무엇을 쓰고 싶은지 찾아보는 일이 먼저다. 우선 먼저 종이를 펼쳐 놓고 오늘 나는 어떤 주제로 쓸지 적어 보자. 주제를 찾으면서 나는 왜 이 글을 쓰려고 하는지 같이 생각하자.
골키퍼가 찬 공이 수비수에게 연결되었다. 수비수는 이제 누구에게 패스할지 아니면 한 명을 제치고 드리블을 할지 고민한다. 빌드업 축구라 패스가 기본이다. 긴 패스냐 짧은 패스냐 또 고민한다.
무작정 달리지 않고, 단어는 문장과 문단으로 안전하게 내가 쓰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연결한다. 급하게 쓰지 말고 수비수가 누구에게 줄지 패스의 속도 등을 고민하는 것처럼 우선 초고 쓰기 전에 메모나 낙서를 먼저 써본다.
패스의 속도와 리듬은 글쓰기에서는 흐름을 만들어준다. 각 문장이 서로 잘 연결되도록 읽어보고 다듬어 본다. 축구처럼 급하게 골문으로 달리기보다 차근차근 써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공격수에게 전달되면 슛을 노린다.
글쓰기도 이제 마지막 공격만 남았다. 독자에게 핵심 메시지를 날리는 것이다. 최종 문단이나 마지막 한두 문장으로 글을 끝맺는다. 이 글을 왜 썼는지, 독자에게 무엇을 전달할까에 대해 다시 보여주는 골이라고 보면 된다. 독자에게 남기고 싶은 메시지를 짧고 강력하게 정리해보자.
초보 작가는 글을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 쓰기가 어렵다. 또 분량을 채우는 것도 부담이다.무엇이든 조급하면 망친다. 빌드업은 작은 패스가 연결되어 골까지 연결된다. 축구에서 성공적인 골이 나오려면 좋은 빌드업에서 비롯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이런 어려움을 차근차근 하나씩 이어나가면 된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 한 문단을 차근차근 연결하면 된다.
지난 쿠웨이트와의 마지막 최종예선에서 개인적으로 시원한 빌드업 축구로 대승을 거두었다. 물론 빌드업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큰 의미에서 유기적으로 패스 연결 후 슛까지 멋진 장면이 많이 나왔다. 오늘도 자기 전 자신만의 빌드업으로 차근차근 짧더라도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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