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떠난 뒤에도 남는 사람이 진짜다

by 황상열

“와! 축하합니다. 이번 책 내용 기대됩니다.”

“벌써 두 번째 책이 나와요? 나오면 잘 볼게요.”


2016년 초 첫 책 <모멘텀>을 출간하고, 1년 후 2017년 5월 두 번째 자기계발서 <미친 실패력>을 펴냈다. 그 당시 함께 하던 많은 작가 동료의 축하를 받았다. 글쓰기 사부님 이은대 작가가 운영하는 “자이언트북컨설팅”에서 책을 쓰고 싶어서 모인 사람들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그들이 글쓰기/ 책 쓰기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보니 금방 친해졌다. 같은 목표와 꿈이 있다 보니 한번 모이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두 번째 책 초고를 쓸 때도 그들의 응원으로 계속 쓸 수 있었다. 물론 나도 그들의 책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책 출간이 잘 될 수 있게 같이 격려하고 응원했다. <미친 실패력> 책이 출간 소식을 전하자 살아오면서 가장 많은 축하를 받았다. 많은 사람이 내 책도 사주고, 서로 리뷰나 서평도 써주었다. 참 감사했다. 내 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래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하니 계속 쓰고 싶어졌다.


에세이 책을 쓰고 싶었다. 사부님의 도움으로 주제와 목차를 받고, 자료 수집 후 계속 쓰기 시작했다. 살아오면서 좋았던 추억에 관한 이야기였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교차하는 9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 시절의 추억담을 자세하게 적었다. 2017년 12월 중순 <나를 채워가는 시간들>이란 첫 에세이를 출간했다. 개인저서로 세 번째 책이다. 출간 이후 일주일 동안 많은 리뷰가 올라왔다. 지금의 4050이 된 사람들이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면서 같이 행복했다는 리뷰 덕분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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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책 출간 이후 내 마음은 확고해졌다. 잘 쓰든 못 쓰든 죽는 그날까지 글을 쓰는 삶을 살기로. 문예창작학과나 국문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지만, 글 쓰는 행위가 즐거웠다. 지금까지 살면서 좋았던 추억, 아팠던 기억 등을 글로 옮기는 작업이 참 행복했다. 책 초고나 SNS에 올릴 글을 작성하면서 어떤 경험도 다 글감이 된다는 확신도 생겼다.


2017년~2020년 그 시기에 참 많은 작가와 교류했다. 같이 글을 쓰고 서로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응원했다, 샘플 원고를 주고받았다. 함께 쓴다는 것만으로 든든했던 시간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한 사람, 두 사람... 멀어진다. “요즘 바빠서 좀 쉬려고.”, “책 초고를 완성하는 게 쉽지가 않네.”,“내가 쓴 글이 부족해서 남들이 보면 뭐라 할꺼 같아서 그만 하려구요.”


결국 지금 계속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부님, 작가 지인 한두 명을 제외하고 모두 사라졌다. 이제 막 새로 쓰기 위해 들어온 사람들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같이 시작했지만 왜 나만 남았을까? 나만 너무 애쓴 게 아닐까? 계속 쓰는 게 과연 맞는 걸까? 돈도 되지 않는 이 작가의 길을 계속 걷고 있다는 비웃는 사람도 여전히 있다.


다시 정신 차렸다.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되었다. 글쓰기는 결국 “혼자 묵묵히 견디고 버티는 사람”만의 몫이라는 것을. 한두 권 쓰고 반짝하는 작가도 많다. 이미 쓰지 않고 있는데, 작가라고 할 수 있을까? 화려한 글재주도 없다.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된 책도 많지 않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매일 조금씩 쓰는 사람이 끝내 책 한 권을 품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저 쓰고 싶은 주제를 찾아 목차 구성하고, 한 꼭지씩 분량을 채운 후 다시 수정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직장일을 병행하면서 10년 넘게 글을 썼다. 13번째 개인 저서 <거리를 두었더니 마음이 가까워졌다> 출간을 앞두고 있다. 14번째 책도 조금씩 원고를 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쓰기가 어렵고 부족해서 계속 쓴다. 이젠 예전처럼 응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개의치 않고 오늘도 나는 한 줄을 쓴다. 글쓰기/책 쓰기는 끝까지 가는 자만이 만날 수 있는 세계다. 모두가 떠나도 상관없다. 그저 묵묵히 끝까지 남아 쓸 거니까.


매일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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