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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교육방식은? (with 스카이캐슬)

by 황상열

요새 <스카이캐슬> 드라마가 이슈다. 내용은 스카이캐슬에 살고 있는 상류층 자제들이 명문대를 가기 위해 부모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현실 교육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풍자하고 있다. 조금은 스토리 전개를 위해 극단적인 장면도 많이 나온다. 특히 어제 13회 마지막 장면에서 극중 혜나가 베란다에서 추락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다음회에 혜나가 왜 죽었고 누가 그랬는지 밝혀질 듯 하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고등학생 아이들을 보면서 과거 고등학교 다닐 때 성적으로 참 많이 고민하고 비관했던 내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시대가 바뀌고 있어도 좋은 대학에 꼭 가야 성공할 수 있다는 논리는 바뀌지 않은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듣는 풍문에 강남에 잘 살고 있는 상류층은 자기 자식들에게 자기의 현재 지위와 권력을 가지게 하고 싶어 무조건 명문대학에 가야 한다고 어릴 적부터 교육시킨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 사교육에 엄청난 돈을 들이고, 드라마상 나오는 아이들의 철저한 관리를 위해 김주영(김서형 역) 같은 코디 및 과외선생을 고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명문대학은 갈 수 있다고 치자. 극중에서도 나오는 공부는 잘하지만 철없고 싸가지없는 예서를 보면 나중에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다 해도 인성 부족으로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다 그렇지 않지만 엄마가 없으면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엄마에게 물어보고 결정해야 한다는데, 성인이 되어 회사에 들어가도 변하지 않는다고 하니 참 놀랄 일이다.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신입사원이 필요하여 급하게 채용공고를 내고 뽑은 적이 있다. 지원서를 받아 괜찮은 사람을 추려 면접을 보게 되었다. 서류상으로 스펙은 상당하여 당장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정도라 판단하여 그를 오게 했다. 면접실로 들어오는데 한참을 있다고 혼자 들어왔다. 밖을 보니 어머니처럼 보이는 중년 여성이 서 있었다. 형식적인 면접 질문을 하는데도 그는 제대로 면접관 눈도 마주치지 못한 체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 말도 웅얼웅얼하는 바람에 잘 들리지도 않았다. 면접관이 크게 좀 이야기하라고 한마디하자 갑자기 일어나더니 울면서 뛰쳐나갔다. 그리고 그 문 뒤로 들리는 엄마의 잔소리… 그녀가 안으로 들어와서 이 회사는 못 다닐 거 같다고 소리치고 나갔다. 면접을 보던 사람들은 벙찐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회사 면접까지 엄마가 같이 온다는 사람을 처음 본 나로서는 저 나이가 되도록 얼마나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지 못했을까 안쓰러웠다. 물론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할 수 없으니 부모님과 상의하여 좋은 쪽으로 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이 전적으로 엄마나 코디에게 의존을 많이 하다보니 어려운 일이 닥치거나 힘들 때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많이 부족하다.


나는 우리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교육방식을 가르치고 싶다. 이미 아내가 그런 방향으로 잘 이끌고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변하는 세대는 예전처럼 국영수만 잘하고 달달 외워 공부만 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스스로 사고를 통해 변하는 이 시대에 다양하게 적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직접 부딪히고 깨지면서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방식은 독서와 체험이라 생각하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인성이 먼저 되어야 한다.


#아이들교육 #스카이캐슬 #단상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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