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나를 아껴야 님도 나를 아껴쓴다 – 이지영
2023년 가을부터 조금씩 내 삶에 다시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8년째 잘 다니던 회사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나오게 되고, 부업으로 하던 온라인 강의 사업도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동안 독서와 글쓰기로 내면을 잘 잡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앞으로 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인생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길 때마다 나는 자신을 괴롭혔다. 몸과 마음을 아주 심하게 학대했다. 한숨만 쉬고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부정적이었다. ‘내가 하는 게 다 그렇지.’, ‘나는 왜 이렇게 잘 풀리지 않을까?’ 등 계속 인상만 쓰고 있었다. 내가 그러고 있으니 아이들은 내 눈치만 봤다. 아내는 제발 애들 앞에서는 그러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또 술을 찾기 시작했다. 술을 먹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았다. 밤새 한숨 쉬면서 이제 남은 날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했다. 아직 작가와 강사로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니 다시 다른 회사를 알아봐야 했다.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먹는 것도 거르다 보니 심신이 피폐해졌다. 거울을 보니 다른 내가 서 있었다.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 아무래도 나부터 먼저 챙겨야 다음 스텝을 나갈 수 있었다. 이후 정신 차리고 내 몸과 마음부터 챙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에 이르렀다. 지금은 오로지 나를 챙기는 게 먼저다. 이번에 서평단에 선정된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나를 아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보기 위해 읽게 되었다. 저자는 서울디지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다. 심리학적 관점에서 32개의 키워드로 목차를 구성했다.
“자신감은 반복된 경험을 통해 학습된다. 어릴 때부터 넌 할 수 있어, 잘했어, 역시 너답다와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들으며 자란 사람은 자연스레 나는 충분히 할 수 있어 라는 자기 믿음을 가지게 된다.”
어린 시절 잘 못하는 분야는 금방 포기하거나 시도하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자신감이 넘쳤는데, 그 반대는 다른 친구들의 실력에 비해 한참 떨어졌다. 잘 못하더라도 계속 시도하는 습관을 들였다면 좀 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을지 모르겠다.
“진짜 애착은 함께 있을 때 편안하고, 떨어져 있어도 신뢰할 수 있는 관계다. 점점 소유하고 통제하려는 욕구는 애착이 아니라 집착이다. 상대를 조이는 올가미가 되기 시작한다.”
아이들과 애착관계가 약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을 자주 보내지 못했다. 그러다 이제야 좀 더 친하게 지내기 위해 집착하는 편이다. 아이들이 당연히 나를 밀어낸다. 지금이라도 조금씩 애착을 위해 노력한다. 나 자신과의 애착 관계도 같이 만들고 있다.
“우리는 늘 불확실하고 예측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살아간다. 불안이 전혀 없는 삶은 불가능하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불안의 크기를 조절하는 일이다.”
불안도도 높다. 예민한 성격이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크게 걱정한다. 나이가 들어서야 불안은 없애는 게 아니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은 명상, 독서 등을 통해 내가 가진 불안도를 낮추고 있다.
“번아웃에 처한 사람들은 열정을 너무 불태운 나머지 오히려 열정과 동력을 상실하는 모순적인 상태에 놓인다. 우울이나 무력감으로 발전한다. 늘 피곤하고 지친 모습을 보인다.”
10년 넘게 회사일과 글쓰기를 병행하다 보니 작년 어느 날 번아웃이 왔다. 모든 것이 귀찮고, 다 놓아버리고 싶었다. 열정과 동력이 사라졌다. 우울증과 무기력증까지 왔다. 일주일 정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었다. 조금씩 회복되자 번아웃을 극복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얼마나 자신을 못살게 굴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사실 나 자신과 하루 종일 붙어 지내는데, 내가 나를 아껴주지 않으면 인생이 더 힘들어진다. 술도 끊고 운동도 하면서 몸에 좋은 음식, 좋은 말 등으로 사랑하고 있다. 나 자신이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한번 그렇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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