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발렌타인 데이라고 부르는 날이다. 일본의 한 제과회사에서 상업적 마케팅에서 비롯되어 한국과 일본에서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에게 초콜렛을 주고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시절 키가 작고 말랐던 나는 같은 반 여자친구 들에게 호감을 얻지 못했다. 키가 크고 덩치가 있거나 공부, 운동 또는 싸움 중 하나를 잘했던 남자친구 몇 명이 인기를 독차지했다. 이 날이 되면 그 친구들 책상은 초콜렛으로 도배가 된다. 그것을 쳐다보는 나는 너무 부러웠지만, 곧 의기소침해졌다. 많이 받은 친구가 나눠주는 눈물 젖은 초콜렛을 먹을 뿐.
그러다가 초등학교 5학년때 처음으로 같은 반 여학우에게 초콜렛을 받았을 때 그 느낌이란! 그 시절 처음으로 반장도 하고 소풍가서 노래도 좀 했던 것이 어필했던 것일까? 지금도 잊지 못하는 나를 채워가는 시간들 중 하나다. 질풍노도의 시기였던 중‧고등학교 시절은 다시 암흑기였다. 남녀공학을 다녔지만 나를 찾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성인이 된 이후는 몇 차례 연애를 하면서 그 날이 되면 자연스럽게 선물과 초콜렛을 주고 받았다. 그 물건들은 잘 있는지 모르겠다. 결혼을 하고 나선 아내와 딸이 가끔 챙겨서 준 기억이 난다. 오늘은 내가 초콜렛이 먹고 싶어 퇴근길 수퍼마켓에 들러 사왔다. 참고로 나는 크런키만 먹는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한 입 베어 먹는 그 달콤한 맛이란.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남들은 관심도 없는 나의 옛날 히스토리를 읊어봤다. 퇴근길 지하철에 내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지나가는 연인들이 초콜렛 하나씩을 들고 지나간다. 달콤한 초콜렛 맛처럼 그들의 사랑도 오늘만큼은 설레고 짜릿하지 않을까? 모두 해피 발렌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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