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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n 06. 2019

내 감정도 소중하다면 남의 감정도 존중해주세요.

지난 주말 강의 가기 전 오랜만에 교보문고에 들렀다. 업무에 관한 참고서도 사고, 아는 작가님들의 신간도 볼 목적으로 찾았다. 그 중 한 신간 에세이 책을 구입하여 프롤로그부터 읽기 시작했다. 읽는 내내 손이 떨리고 식은땀도 나기 시작했다. 진정하려해도 감정이 가라앉지 않았다. 책에 나온 인물이 나와 관련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2017년 여름 독서모임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 직장인이다 보니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3명이 모여 내가 사는 동네 근처에서 저녁 7시 2주에 한번씩 하기로 했다. 소수지만 책이 좋아 모인 사람들이라 참 재미있게 진행했다. 그렇게 6개월을 진행하다 모임을 좀 키우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멤버가 외부에서 크게 독서모임을 하는 리더를 초청했다.  그 자리에서 이 독서모임은 방향성이 없는 것 같다 라는 이야기에 조금 울컥했다.    


 ‘6개월 동안 나름대로 방향성을 가지고 끌어왔는데 없다니.. 그럼 지금까지 중구난방으로 아무 생각없이 모임을 끌어온거냐?’     


이런 식으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고, 억울했다. 그 리더님께 방향성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내 의견을 피력했다. 그 말을 듣던 리더님은 이해를 했지만, 모시고 온 그 멤버의 표정은 이미 굳어져 있었다. 분위기가 좀 안 좋아지는 것 같아 그래도 웃으면서 좋은 이야기를 듣고 잘 마무리했는데.. 그 멤버가 어렵게 초대하여 모신 분인데, 그렇게 이야기하면 되냐고 나무라듯이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그 문자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 그때까지 지켜본 그 멤버는 굉장히 냉정하고 이성적이며 자기 할말은 다 하는 성격이다. 나도 답장을 보냈다.

    

“참 감정이 없는 사람 같네요. 지금까지 우리가 했던 모임 자체의 정체성이 흔들리는데.. 그런 할말도 못하냐고.... (이하생략)”    


그리고 나서 향후 모임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구했지만, 답장이 없었다. 모임은 그날부로 해산했다. 며칠동안 심적으로 힘들었고, 감정소모가 심했다. 시간이 흘러 그 멤버와 사과했다. 

하지만 책을 통해 다시 그 일을 접한 나는 좀 당황스러웠다.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소개하는 것은 이해하나, 이런 내용이 들어간다고 책이 나오기 전에 연락한 적도 없다. 모임이 끝나게 되었던 상황에 대한 설명은 없고, 감정이 없는 사람이란 말을 듣고 정말 자기가 그런 사람인지 알고 싶어 일기를 쓰게 되었다는 내용만 언급되어 있다.     

자기 감정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면 남의 감정도 존중해주길 바랍니다. 사람을 잃는 것은 한 순간입니다. 자기에게도 상대방에게도 보는 관점에 따라 그 감정이 사소할 수 있고, 클 수도 있습니다. 물론 나도 상대방에게 그렇지 않았는지 한번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그렇게 하지 않도록 해야겠지요.     


참으로 쓸쓸하고 씁쓸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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