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첫째 아이 체육대회가 열리는 강원도 홍천으로 떠나게 되었다. 그동안 만성피로와 몸살로 좀 고생했는데, 홍천의 시원하고 좋은 공기를 마시니 상쾌한 느낌이다. 기독교 대안학교에 재학중인 첫째 아이는 지금 초등학교 3학년으로 홍천에 본교가 있고, 지금은 서울의 분교를 다니는 중이다. 매년 10월 첫주나 둘째주 토요일에 체육대회를 열고, 본교 및 분교 학생과 그 가족들이 같이 모여 즐긴다. 올해로 벌써 세 번째로 참가하게 되었다.
역시 사람이 많이 모이니 종목별 각양각색이다. 축구, 농구, 피구 등 전형적인 구기 종목과 마지막 하이라이트 단체계주, 협동심이 생명인 줄다리기 등 기존 종목 외에 바구니로 탑쌓기, 풍선 많이 들어올리기 등 새롭게 선보이는 경기도 많았다. 특히 그 중에 눈길을 끌었던 것은 중․고등부의 응원 안무였다.
두 팀이 참가하였는데, 한 팀은 댄스로 또 다른 팀은 전형적인 응원 안무를 펼쳐보였다. 그 중 나는 응원 안무를 펼치는 학생들의 무대를 보면서 오랜만에 같이 예전 그 기분을 느껴보았다. 배경음악은 응원가로 유명한 무한궤도의 <그대에게>였다. 연습을 많이 했는지 아주 절도있는 안무를 보여주었다. 특히 가운데 리더인 여학생의 카리스마는 상당했다.
구경을 하면서 박수를 치는 나도 다시 한번 타임머신을 타고 10대로 돌아간 기분이다. 10대의 나는 저렇게 앞에서 춤을 추거나 안무를 펼치는 학생은 아니었다. 하고 싶었지만 몸치였고, 조용히 박수치며 구경하는 정도였다. 머리 속으로 저 앞에 추고 있는 친구들 대열에 같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 대학에 들어와서도 응원 안무를 해 볼 기회가 있었지만, 역시 몸치의 실력으로 오디션에서 탈락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떻게든 연습을 통해 다시 한번 저 학생들처럼 멋지게 해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니!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댄스라는 장르에 도전하여 한번쯤 무대에서 공연을 해봐야겠다는 느낌이 팍 든다. 꼭 공연까지 아니더라도 안무 연습 후 혼자 코인 노래방에 가서 <그대에게>를 부르며 어설픈 동작이라도 같이 추다보면 이미 10대로 돌아간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피날레 동작으로 열정적인 무대를 마친 학생들을 보면서 아낌없는 박수를 쳤다. 오랜만에 그들 덕분에 젊음의 열기를 다시 한번 느껴본다. 만약 1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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