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을도 서서히 무르익어간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과 함께 오랜만에 자켓을 입고 밖에 나간다. 사계절 중에 겨울을 가장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가을이 점점 좋아진다. 뭔가 쓸쓸하고 누군가 그리워지는 고독의 계절이면서 가을 특유의 분위기에 젖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둑해지는 퇴근길에 불어오는 가을 바람을 맞으며 눈을 한번 감아본다. 하루종일 바쁘게 지내고 이제야 조금 쉬는 것 같다. 바람 한가득 마시면서 심호흡을 해본다.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카락도 같이 날리니 상쾌하다. 이 바람에 그 동안의 시름도 같이 날려보낸다.
눈을 떠서 가만히 하늘을 바라본다. 미치듯이 누군가가 가끔은 그리워진다. 이제는 볼 수 없고 저 멀리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을 그 상대가 가끔은 보고 싶다. 잠시 멈춰 섰던 발걸음을 옮겨본다. 가을이라 가을바람 맞으면서 익숙한 나의 길을 걸어간다. 이 가을이 끝나는 날 내 마음도 조금은 사그라들겠지.
#가을 #가을이라가을바람 #가을 #감기 #환절기 #단상 #황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