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한 일상의 행복

우리만 아는 농담 - 김태연 작가님

by 황상열


신혼여행지로도 유명한 남태평양의 지상낙원이라고 불리우는 보라보라섬. 여행이 아닌 일상으로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하여 9년을 살다온 김태연 작가의 에세이다. 겉으로 보기엔 화려하나 속을 들여다보면 심심하기 그지없는 섬에서 살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들을 풀어낸 책이다.


일반 사람과는 조금 다른 저자의 인생 이야기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좀 부럽기도 했지만, 작은 가게에서 소비 생활이 가능하고 수시로 정전되어 불편하다는 내용에서 아마 나는 일주일도 못버티고 귀국했을 것 같다. 이런 곳에서 9년을 살았던 저자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책에서 저자도 처음 보라보라섬에 왔을 때 환상적인 경치에 반했지만, 생활할수록 불편함도 많았다고 고백한다. 아름다운 섬으로 여행을 가지만, 거기에서 사는 것은 또다른 이야기다. 여행은 순간이지만, 삶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저자도 갑작스런 모기의 습격으로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하고, 한글이 아닌 다른 언어로 의사소통도 어려워 오해를 많이 받기도 했다. 불편하고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다시 소소한 위로를 통해 살아가는 힘을 얻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했다.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사실 재미는 없다. 계속 반복되고 단조로운 패턴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일상 안에서 사소한 행복과 언제든지 심심하게 살아가는 용기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도 섬에서 9년을 살면서 겪었던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담하게 바라보고, 내일의 일을 걱정하는 것보다 지금 오늘의 행복을 사는 것이 더 좋다고 책 말미에 강조하고 있다.


“내일의 불확실한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누구도 모른다. 지금보다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어제오늘과 똑같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하루가 계속될 수도 있고, 반대로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그 지루함이 축복이었다는 걸 알게 되겠지만, 뭐 그렇다고 별 수 있나. 무너진 자리에 다시 새로운 지루함을 만들 수밖에 없다.”


인생을 살면서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 한치 앞도 못보는 것이 인간의 인생사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저자가 말한대로 어제와 오늘, 내일이 똑같이 변화가 없는 지루한 일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큰일도 일어나지 않고, 그 지루함이 똑같을 때가 가장 축복이고 행복이다. 인생의 변화가 있든 없든 어떠한 일이 일어나도 그저 담담하게 바라보면 살아가면 그뿐이다.


남들하곤 조금 다르고 특별하게 살고 싶어 보라보라섬을 찾아 국제결혼을 하고 정착하여 살게 되었지만, 결국 인생을 사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저자는 마지막에 이야기한다. 상황은 좀 다르지만 나도 마흔 초반이 된 지금 인생을 살면서 일희일비 하지 않기로 했다. 좋은 일도 있고 조금 불편한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게 우리 인생살이다. 그저 내 인생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한번 웃으면서 바라보면 다 별거 아닌 문제니까. 평범한 내 일상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찾으면 그만이니까.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일상의 소중함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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