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나라
지난 금요일 저녁 볼일을 보고 집에 돌아오는데 몸이 평소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이상하게 두통도 심했다. 집에 도착해서 씻고 나오는데 극도의 피로감에 일어나기도 힘들 정도였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만사가 다 귀찮을 정도로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아내도 힘든데 잠시 양해를 구하고 눈을 감았다.
눈을 다시 떴을 때는 온 세상이 깜깜했다. 토요일 새벽이었다. 새벽기도를 가는 아내가 나가고 아이들 옆에 다시 누워서 잠이 들었다. 보통 한번 깨면 다시 자는 법이 없었는데, 일어났는데도 몸이 너무 무겁고 피곤했다. 다시 잠들었다. 2시간이나 지났을까? 교회서 돌아온 아내가 다시 아이들과 개봉한 <겨울왕국2>를 보러가자고 깨워 일어났다. 와...그런데 몸이 움직이질 않는 것이다. 머리는 계속 아프고, 컨디션은 역시 최악이다. 할 수 없이 아내와1호, 2호만 밖에 나갔다. 남은 2살 3호가 깨서 울자 할 수 없이 몸을 겨우 일으켜 안고 같이 잤다.
그렇게 또 몇시간이나 지났을까? 돌아온 아내가 나를 깨운다. 도대체 언제까지 잘 거냐고? 물어본다. 의식은 있는데, 또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3호를 아내에게 맡기고, 너무 피곤해서 다시 잠들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마음도 힘들고 우울했다. 보니까 심신이 다 지친 듯 했다. 1년에 한번은 꼭 겪는 ‘번아웃증후군’이 돌아왔다.
의욕적으로 직장업무에 임하고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일념으로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달려왔지만, 또 한편으로 현재 상황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불안감과 노력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 성과 등의 생각에 빠졌다. 다시 가지고 있던 내 생각과 가치관이 무너지는 것 같고, 무엇을 해도 안될 거 같은 기분이 다시 들었다. 아무래도 이번 주말은 아무것도 하지 말고 푹 쉬라는 신호였다.
가고자 했던 북콘서트와 잡혀 있던 선약을 모두 취소했다. 약속했던 사람들에게 미안했지만, 이 상태로 도저히 나갈 수 없었다. 나를 위해 온전하게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보고 싶었던 영화와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잠이 오면 그냥 잤다. 그렇게 하고 최소한의 행동으로 지친 심신을 다 내려놓았다. 잠깐 확인할 것을 제외하고 컴퓨터도 켜지 않았다. 책도 한줄도 읽지 않았다. 그렇게 오늘 아침 일어날 때까지 푹 쉬었다.
완전하게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며칠간의 나를 위한 휴식을 취했다. 물론 먼저 아내에게 양해를 구한 거라 오해는 안했으면 한다. 늘 바쁘게 지내다가 한번쯤은 뒤를 돌아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어느 날 갑자기 의욕이 사라지고 무기력해지다가 매사 짜증이 난다면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는 신호다. 그럴때는 멈추고 쉬는 게 정답이다. 더 가다가 정말 다 타버리면 다시 일어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아마도 결과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욕심과 조급증이 가끔 나를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느리게 가더라도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 스스로가 지쳤다고 생각하면 지금 하는 일 다 멈추고 자기만의 힐링 포인트로 휴식을 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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