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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Dec 31. 2019

역경, 다시 만나는 축복

   

아침에 출근하면 ‘따뜻한 하루’라는 이메일이 따스하게 나를 맞아준다. 좋은 글이 나를 일깨워준다. 어제 만난 따뜻한 하루의 내용은 동화작가로 유명한 안데르센의 일생을 간략하게 보여주고 있다.       


안데르센은 가난한 구두 수선을 하는 아버지 밑에 힘겹게 자랐다. 생계를 책임지던 아버지 마저 일찍 돌아가셔서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다. 어린시절부터 못생긴 외모에 대해 콤플렉스가 심해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배우의 꿈을 안고 수도 코펜하겐으로 올라가 열심히 노력하지만, 춤, 연기, 노래의 재능은 그에 미치지 못해 결국 포기한다.      


낙심한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글을 쓰기 시작하지만,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에 틀린 맞춤법, 맞지 않는 어법 등이 발목을 잡는다. 하지만 안데르센은 포기하지 않고, 라틴어 학교에 입학하여 지금까지 힘들게 살았던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써서 동화로 탄생시켰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실연당한 경험을 살려 쓴 ‘인어공주’, 친구들로부터 못생긴 외모로 놀림을 당했던 경험은 ‘미운오리 새끼’로 재탄생했다. 어린 시절 가난하게 살고 학대받았던 이야기는 ‘성냥팔이 소녀’의 모티브가 되었다. 모든 작품 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고 있는 동화다. 동화작가로 명성을 얻은 안데르센은 지난 자신의 역경들이 지금의 자신을 만드는 원동력이고 축복이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나도 힘들었던 시간들이 지금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글감이 되었다. 원치 않는 서울로 전학가서 왕따 등의 영향으로 내성적인 성격으로 바뀐 경험, 서툰 감정으로 인해 참지 못하고 여러 번의 이직을 하게 된 경험, 결혼 후 다니던 직장에서 월급이 밀려 생활고에 시달렸던 경험 등 겪었던 모든 역경들이 작가가 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축복 같은 일이다.      


처음에 만난 역경은 피하고만 싶었다. 저 멀리 달아나고 싶었다. 마주하면 너무 무섭고 힘들었다. 정면으로 돌파할 용기가 없어서 매번 우회적인 방법으로 도망만 다녔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처음으로 내 역경과 부딪히기 시작했다. 지난 역경 속에서 어떻게 내가 변해야 살 수 있을지 늘 고민했다. 일단 인정하고 그 안에서 느꼈던 나의 솔직한 모습을 꺼내기 시작했다. 역경 자체를 정확히 마주보고 그것을 깰 수 있는 방법도 같이 연구했다. 어찌 보면 꺼내고 싶지 않는 나의 모습이지만 앞으로 살아갈 나를 위해 살아온 날을 쓴 것이다.    

  

인생은 늘 힘든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자신이 힘든 상황이라면 잠시 멈추어 다른 방법도 모색해보자. 역경이 꼭 힘든 게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다. 누구나 역경이 축복이라고 생각하진 않겠지만, 그것을 극복한다면 더 멋지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지난 날 많은 역경으로 인해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것으로 인해 다른 것을 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축복이 아닐까? 내 인생에 다가오는 모든 시련과 경험은 어떤 형태로는 반드시 도움이 된다.”   

    

#역경다시만나는축복 #역경 #단상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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