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하나하나가 기적이다.

by 황상열


지난주 만성피로와 연이은 술자리의 여파로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 두통이 심해도 하루이틀 쉬면 괜찮아 졌는데, 일주일 이상 통증이 계속되다 보니 정말 어디가 많이 좋지 않은지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병원에 갔더니 피로누적이니 푹 쉬면 괜찮아진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미리 잡힌 일정과 약속은 최소한의 시간만 소화하고, 나머진 집에서 자면서 쉬었다. 아이들과 놀기도 했다. 술자리만 최소화해도 컨디션 조절에는 문제가 없을 듯 보였지만, 확실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운동을 하지 않으니 체력이 많이 떨어짐을 느낀다. 좀 쉬고 나니 몸이 개운하고 가벼워진다. 어깨와 목에 뭉친 통증은 아직 있지만, 두통도 많이 사라졌다.


몸이 아프지 않을 때는 평소에 하던 일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매일 하던 익숙한 일이라 아무런 감흥도 없다. 늘 보는 가족들에게 짜증을 낸다. 익숙한 사람들이라 받아주는 게 일상이다. 감기 몸살이 났다. 죽을 병은 아니다. 아파 죽겠는데 챙겨주지 않으면 서운하다. 아직 살만한 것이다.


회사 업무로 친해진 선배와 가끔 술 한잔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러다 어느 날 회사에서 보이지 않았다. 갑자기 쓰러져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병문안을 가서 본 그의 모습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얼마전까지 같이 웃고 떠들었는데, 갑자기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그를 보고 울컥했다. 정말 내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이다. 신이 아니니까 당장 30분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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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오진으로 판정이 나기 전까지 내 머리 속은 내 인생이 얼마나 남았는지 먼저 역으로 계산했다. 100일이 조금 넘은 시간이 남았다. 당장 1분 1초가 아까운 시간이다. 시간은 내 힘으로 멈출 수 없다. 1초 1분이 지날때마다 내 목숨의 시계는 계속 줄어든다. 진짜 시간이 아까우니 함부로 쓸수가 없었다. 한 시간 단위로 계획을 짰다.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과의 약속을 차례로 잡고, 미루었던 일을 실천하기 위한 빠른 방법을 찾았다. 그렇게 계획을 세운 뒤 시간을 아껴 사람을 만나고 해야 할 일을 처리하다가 시한부 인생이 아니란 걸 알게 되었다. 오진한 의사를 찾아가 정말 때리고 싶었다. 그래도 오진이란 사실이 더 행복했다.


다시 10년이 지났다. 죽을 뻔한 이야기는 과거가 되었고, 까맣게 잊고 있었다. 사람은 참 망각의 동물이다. 죽을만큼 힘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 잊어버린다. 나조차도 그랬다. 아무렇지 않게 10년을 살았다. 다시 인생에 익숙해지자 일상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게 되었다.


사람들과 웃고 떠들고... 내가 하는 일을 소중히 여기면서 열심히 수행하고... 24시간 아이들을 키우고... 그런 소소한 일상 하나하나가 기적이다. 건강할 때는 모른다. 한번 크게 아파봐야 이런 일상이 정말 평범하고 행복하며 기적이라 느낀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뒤에서 웃고 떠드는 아이들을 보며 건강한 모습에 감사하다. 힘들다고 불평하는 자체도 누군가에게 기적이다. 그런 기적을 누릴 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명심하자. 당신이 머물고 있는 지금이라는 시간 속에서 멋진 일상을 많이 누려보자.


“멋진 인생은 기적같은 일상이 모여 이루어진다.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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