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8년전 오늘이다.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마지막으로 근무한 날이다. 짐을 정리하고 직원들과 마지막 송별회를 마친 뒤 집으로 돌아오는 그 길은 참 쓸쓸했다. 전봇대를 붙잡고 펑펑 울면서 소리쳤다.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왜 나한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 왜! 왜! 왜!!”
이렇게 울부짖으며 나를 버린 세상을 원망했다.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냐고 다시 외치면서.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다. 계속 바닥으로 가라앉는 느낌에 결국 두 달을 집 밖을 나가지 않고 칩거했다. 누구도 만나기 싫었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고통스러웠다. 대체 왜 이렇게 고통스러웠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고통의 원인은 이것 때문이다. 뭔가를 계속 붙잡고 놓치고 싶지 않는 그 ‘집착’이라는 감정이다. 잘 나갔던 과거에 대한 집착, 다른 동기들보다 잘하고 빨리 성공하고 싶은 욕심 등을 놓아버리지 못하고 계속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음이 괴로웠던 것이다. 마흔이 되기 전에 어떻게든 자리를 잡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국 결과는 비참했다.
해고를 당한 현실을 바로 인정하면 그만인데, 자꾸 과거에 나의 화려했던 모습을 생각했다. 그 모습을 꾸준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것을 다시 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데,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집착을 하게 되니 고통의 크기는 점점 커져갔다. 그 고통을 잊기 위해 술을 마셨다. 잠시 잊을 수 있어 좋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알콜 중독에 가까울 정도가 되어 감정조절이 더 쉽지 않았다. 인연을 맺고 끊어질때도 쉽게 놓칠 못했다. 그 사람에 대한 미련으로 집착하다 보니 고통 속에 산 세월도 만만치 않다.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비움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내 마음 안에 욕심과 집착이 너무 가득차서 그것을 비워내지 못하면 계속 아픈 채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그 두 가지를 비우고 내려놓아야 그 고통에서 조금 자유롭게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결국 집착을 버려야 고통도 없어진다는 상식을 다시 배울 수 있었다. 그 결과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살아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나의 삶이 참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현재의 삶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집착이 원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옛날에 아무리 잘 나갔더라도 지금 내가 그 모습이 아니라면 손에 쥐고 있지 말고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지금 내 모습이 어떤지 주제파악부터 다시 하자. 집착을 버리고 현실적으로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 노력해야 한다.
인생은 일상의 합이다. 일상은 현재가 모여서 이루어진다. 좋은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지금 현재 충실하게 살면서 앞으로 계속 나가야 한다. 뭔가에 마음이 쏠려 잊지 못하는 ‘집착’을 버려야 좋은 일상을 만들 수 있다. 뭔가에 집착하고 있다면 이제는 손에서 놓아주자. 비워야 또 채워지는 것이니까. 정말 집착만 줄여도 마음이 편하고 살만하다. 부디 애쓰지 말고 삶의 흐름이 흘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집착은 비교와 함께 모든 괴로움의 근본이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집착을 버리는 연습을 하다보면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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