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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r 04. 2020

진정한 소통이란?


내가 사는 집은 1~2층이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 3~7층까지가 공동주택 15세대가 모여사는 작은 주상복합 아파트이다. 건물 관리인이 따로 없어 그 전까지 3층의 한 세대가 오랫동안 맡고 있었지만, 불평불만만 하는 몇몇 다른 주민들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그만두게 되었다. 다시 각 세대가 한달씩 돌아가면서 관리를 하다가 이번에 5층의 한 세대가 계속 맡기로 했다. 작년 연말 건물 어딘가에 물이 샌다는 소식을 접했다.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전문가를 불러 조사했다. 조사 결과 발표를 위해 1월 중순 오랜만에 반상회가 열렸다.



지금 관리를 맡고 있는 5층 아주머니가 상황설명을 했다. 상가주인은 공사를 해야하니 각 세대가 십시일반 모아 공사비용을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안나온 세대도 있지만, 일단 참석한 세대 주민들은 동의했다. 단 공사를 하게 되면 주민들도 같이 현장에 배석하여 어디를 어떻게 고치는지 사진도 찍어 증거를 남기는 조건을 전제로.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일요일밤 갑자기 반상회가 열렸다. 주민들이 다 모이자 5층 아주머니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상가주인이 우리 한테도 알리지 않고 미리 공사를 했답니다. 공사비용이 백 얼마 정도 나왔으니 아파트 주민들보고 나눠서 내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니 주민들 입회하에 공사를 같이 하기로 해놓고, 갑자기 아무도 모르게 진행하면 어떻게 합니까? 어디를 어떻게 고쳤는지도 모르고 견적비용도 투명하게 공개가 안된 상태에서 돈을 못냅니다.”


그 전에 오랫동안 관리를 맡았던 3층 아저씨가 먼저 반론을 제기했다. 사실 맞는 말이다. 지난 반상회에서 같이 공사를 진행하기로 해놓고 상가주인이 독단적으로 진행했다. 그래놓고 돈만 내놓으라는 이야기다. 주민들도 3층 아저씨의 말에 동의했다. 공사진행과정과 비용에 대해 투명하게 증거를 공개해야 비용분담에 대해 납득할 수 있다고 상가주인에게 전달했다. 그렇게 반상회가 끝났는데...



어젯밤 갑자기 또 한번의 비상 반상회가 열렸다. 퇴근하고 좀 쉬고 싶은데, 무슨 문제가 생긴 것 같았다. 3층 아저씨가 씩씩대며 올라온다. 일요일 반상회가 끝나고 상가주인이 개인적으로 연락하여 자신에게 인신공격과 함께 소리쳤다고 화가 잔뜩난 표정을 짓고 있다. 먼저 감정적으로 화를 내고 소리친 상가주인의 명백한 잘못이다. 3층 아저씨는 내가 왜 이런 소리를 들어야하냐고 계속 분통을 터뜨리며 현재 관리인 5층 아주머니께 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거냐고 또 화풀이를 한다. 그 말을 들은 그녀도 화가 나서 내가 무슨 잘못이 있냐며 앞으로 건물 관리를 맡지 않겠다고 소리쳤다.



옆에서 그들의 말싸움을 지켜보면서 침통했다. 서로 자기 입장에서만 이야기하니 감정의 골이 더 깊어져만 갔다. 대화의 결론이 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계속 이야기하다가 서로 상대방에게 화만 내고 싸우다가 상처만 남길 판이다. 역지사지로 감정을 좀 가라앉히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서 이해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면서 보다못한 내가 중재에 나섰다. 그 말을 들은 두 사람은 조금 수그러들었다. 5분 후 감정이 가라앉자 조용히 대화하면서 문제를 풀고 화해를 했다.



이번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진정한 소통이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 보았다. 나도 가끔 여전히 화가 나면 이성보다 감정이 앞설 때가 있다. 그로 인해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결국 그 원인을 찾아보니 상대방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자기 할말만 한다는 것이다. 또 자기 입장 위주로 이야기하니까 서로 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만 달린다. 그럼 진정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다. 책이나 강의 등을 통해 수없이 들었던 방법이다. 바로 “경청”과 “공감” 그리고 “감정조절”이다. 우선 감정을 가라앉히고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고 서로 공감하는 것이다. 공감까지 힘들면 서로간의 문제가 무엇인지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합의점을 도출하여 같이 해결해 나가면 된다. 이성적으로 대화로 충분히 간단히 풀 수 있는 문제를 감정이 더해져 서로간의 불신만 더 크게 키우는 일이 많다.



나도 방법을 알고 있지만 여전히 잘 안될때가 많지만 이 방법으로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는 것을 느끼는 중이다. 경청과 공감만 잘해도 현명한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진정한 소통은 우선 감정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말을 경청한 뒤 같이 공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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