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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r 05. 2020

내 인생에도 봄은 있었다

봄은 있었다 - 윤하

https://youtu.be/oVr6xfFiZnA


새해가 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달이 지나고 3월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시작되는 시점이지만, 올해는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잘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아직까진 기온이 낮아 겨울의 연속처럼 느껴진다. 평범한 일상이 깨진 요즘 집과 직장만 왔다갔다 하는 중이다. 사무실에서도 마스크를 하루종일 쓰고 근무한다. 업무를 마치면 곧장 집으로 오는 일상의 반복이다.


지하철에서 내려 집에 가기 위해서는 한번 버스를 타야 한다. 버스를 타러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늘 음악이 나오는 휴대폰 가게가 있다. 추운날 버스를 기다리는데, 오랜만에 좋아했던 노래가 흘러나온다. 해고 당하고 다시 생존독서를 하면서 나를 다시 찾아가는 과정에서 잠시 울적해질 때 많이 위로가 되었던 노래다. 2013년 봄에 나왔던 윤하의 “봄은 있었다” 라는 노래다.


“꽃이 피고 지는 순간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또 다시 봄이 왔다 가. 계절의 얘기가 그런거지. 아주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면서 순식간에 사계절이 바뀌는 것을 느낀다. 꽃이 피려고 시작하는 봄, 활짝 피는 여름, 조금씩 사라지는 가을, 앙상하게 가지만 남는 겨울... 자연스럽게 다시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다.


“사랑이 오고 갔던 날들 스스로를 위로해가며

또 다른 사랑이 올거야. 사람 사는 게 다 그런거지. 애써 나를 달래던 말

머무는 맘이 고마운줄, 변하는 것이 아픔이라는 걸

그때 나는 너무 어렸던걸까. 정말 알지 못했어.“


설레는 마음으로 사랑을 시작하고 오고 가던 수많은 추억들. 어떤 계기로 이별을 하고 다시는 보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아파하며 잠 못이루며 밤새던 기억.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사람 사는 세상에서 당연한 거라고 애써 위로하지만 시간이 지나서야 그 빈자리가 너무 컸다는 사실.


“꽃이 핀 꿈 속 어딘가에 하얗게 웃고 있는 그대

흩날리는 게 꽃잎인지 아니면 우리의 추억인지 나는 아직 마음이 아파.“


그렇게 잠 못이루며 이별에 아파하다 문득 잠이 든다. 꿈에서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 미소짓고 있는 상대방이 보인다. 그 옆으로 벚꽃이 흩날린다. 그(또는 그녀)를 쫓아가 보지만, 사라지고 없다. 사라지고 흩날리는 게 정말 꽃잎인지 좋았던 추억인지 헷갈린다. 자꾸 마음이 아프고 울고 싶어진다.


“언젠가 다 져 버린대도 바람결에 사라져버린대도 이제 알아 그대의 사랑처럼

여기 가슴에 남아 고마웠던 내 사랑 안녕 미안했어 어린 날의 고집들.“


흩날리던 꽃잎과 추억이 바람에 모두 날라가진 않는다. 가슴 한 구석에 어떻게든 남는다. 시간이 지나면 다 잊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쉽지가 않다. 시간이 갈수록 더 아련해지고 있을 때 잘해주지 못한 것들이 후회가 남는다.


“꽃이 핀 꿈 속 어딘가에 하얗게 웃는 그대의 얼굴, 안녕 사랑했던 사람... 안녕...”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진짜 이별의 인사를 고한다. 자기 인생에 그래도 한때 좋았던 봄이 있었다라는 좋은 기억만 간직한 채로. 나중에 더 시간이 지나면 그 추억의 힘이 살 수 있는 원동력이 되니까. 이젠 정말로 안녕. 한때 사랑했던 사람이여.


참 잔잔한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가 돋보인 노래다. 거기에 담담하게 부르는 윤하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이 세상에 사랑이 없었다면 정말 삭막했을 것 같다. 노래를 다 들으려고 한 대의 버스를 보냈다. 오랜만에 예전 추억을 떠올려 본다. 사랑과 이별에 아파했던 젊은날의 초상. 그래도 그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기에 나의 감성이 더 깊어진 듯하다. 오늘 밤 이 노래를 들으며 자신의 인생에 봄은 있었는지 생각하며 감춰놓은 자신만의 감성을 깨워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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