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저자이자 유명한 자기계발 코치 잭 캔필드가 어느 날 일을 마치고 퇴근 중 공원에 잠시 들렀다. 그 곳에서 소년들의 야구 경기가 열리는 중이다. 그는 한 소년에게 지금 점수가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본다. 아이가 웃으면서 14:0으로 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잭은 즐거운 아이의 표정을 보고 의아해하며 다시 물어본다.
“이제 한 이닝 밖에 남지 않았고 지고 있는 데 별로 절망적이지 않아 보이는구나!”
그의 질문에 더 놀란 아이가 다시 이렇게 대답했다.
“아니요! 왜 우리가 절망적이어야 하는 거지요? 우린 아직 한번도 공격도 안했고, 이제 시작인데요!”
잭은 아이의 말을 듣고 한동안 멍하게 서 있었다. 이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9이닝 하나 남은 상황에서 스코어가 14:0이면 누구나 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경기를 뛰고 있는 소년은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는 상황이고 다시 공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미리 절망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이 바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임을 아이를 통해 배웠다.
딱 8년전 3월 첫주 주말 내 방에서 누워만 있었다. 2월에 당한 해고로 인한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왜 나에게만 이런 시련을 주는 세상을 원망했다. 의욕을 상실했고 무기력해졌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남편이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판단하게 세상을 등지고 싶었다. 그 순간 힘들어하는 아내와 울고 있는 아이를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처자식을 두고 어리석은 선택을 했던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다시 살기 위해 책을 읽었다. 거기서 바닥까지 쳤다면 잃을 것이 없다.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했다. 올라가는 일만 남았으니까.
1997~98년 어느 날을 기억한다. 김영삼 정권 시절 외환보유고가 급감하여 IMF사태가 터졌다. 지금의 나와 비슷한 나이였던 아버지도 잘 다니던 대기업에서 그 여파로 실직하게 되었다. 집의 경제 상황이 많이 나빠졌지만, 아버지는 절망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했을 지라도 그는 나에게 단 한번이라도 힘들다고 말한 적이 없다. 어떻게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70이 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일을 하고 계신다. 그와 다르게 나는 가족들에게 징징거렸으니 참 부끄러웠다. 아버지의 반만 닮았어도 금방 털고 일어났을텐데.
인생을 살다보면 절망적인 순간이 다가오기도 한다. 사업의 부도로. 사랑하던 사람과 이별로. 취업의 실패로. 일자리을 잃어서. 수많은 이유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하지만 끝이라는 게 정말 끝이 아니다. 소년의 팀이 남은 9회에 15점을 내서 역전할 수도 있다. 자기의 숨이 붙어 있는 한 인생의 게임도 역전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다시 시작하자. 주변을 봐도 모든 것을 잃고 바닥을 쳤지만 절망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여 재기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제발 지금 당장 어렵고 끝났다고 생각하여 어리석은 선택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한 그 순간이 바로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 위에 다시 그리기 시작하면 그것이 희망이고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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