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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r 09. 2020

진짜 부모의 역할은

외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지하철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연예면의 한 기사를 보고 오랜만에 깊은 빡침을 느꼈다. 작년 가을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한 여자 연예인의 가족들이 그녀가 남긴 상속재산을 가지고 분할소송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그냥 부자 부모가 죽어 남긴 재산으로 형제들이 서로 재산을 가져가겠다고 하는 분할소송은 많았다.



이번에는 9살 그녀와 오빠를 버리고 나가 성인이 될 때까지 한번도 찾지 않았던 친모가 법정 대리인을 앞세워 재산의 50%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경우다. 기사를 읽는 내내 화가 났다. 무슨 사연이 있는 줄 모르지만 어린 남매를 남겨놓고 집을 나간 엄마가 무슨 염치가 있어 이제와서 죽은 딸의 재산까지 가로채려고 하는 심보가 괘씸했다. 자식을 낳기만 했다고 엄마가 아니다. 그들이 온전하게 자라서 독립할 때까지 보살피고 키워주는 것이 진짜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남매를 키우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돈을 벌었다고 한다. 남겨진 남매는 학창시절 내내 엄마없이 할머니의 손에 키워졌다. 오빠와 그녀는 평생을 엄마가 버렸다는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기사에 나온 그녀의 메모를 보면 얼마나 엄마를 보고 싶어했는지 알 수 있었다. 정작 자녀가 필요하거나 힘들어 할 때 그 친모는 곁에서 지켜주지도 않았다.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 자식까지 내팽개친 사람이 무슨 낯짝으로 이제 나타나서 뻔뻔하게 재산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지. 자식을 버리고 갔으면 영영 그 죄책감에 숨어서 살 일이지. 당신이 진짜 엄마의 자격이 있냐고 면전 앞에서 따지고 싶은 심정이다.



나이가 들어 이렇게 조금이나마 사람구실을 하며 사는 것도 다 부모님의 희생과 지원 덕분이라 생각한다. 우리 남매를 낳아주고 키우느라 평생을 고생하신 부모님이다. 철없던 시절에는 그 은혜가 얼마나 큰지 모르다가 결혼하고 애를 낳아 직접 키워보니 그 위대함을 이제야 깨닫고 있다. 나도 우리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부족해도 열심히 달려갈 생각이다.



남녀가 결혼을 하고 애를 낳았으면 부모로서 그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적어도 성인의 기준이 되는 20살까지 잘 보살펴야 한다. 어려서 엄마의 사랑도 받지 못한 채 성인이 되어 힘든 연예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하는 그녀가 너무 안타깝다. 제발 양심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소송을 취하하고 조용히 살기 바란다. 오늘도 이 세상에 자식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모든 부모님을 같이 응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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