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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pr 18. 2020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


“[부고] OO 모친상....”     


오전부터 사무실에서 바쁘게 일하고 점심을 먹고 잠깐 책상에 엎드리고 있는데 문자소리가 들린다. 확인하니 대학후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 소식이다. 대학시절 가장 친하게 지냈던 한 학번 한 후배였다. 먹고 사는 일상이 바빠 못 만난 지 몇 년째였다. 갑작스런 소식이었지만, 후배를 위로하기 위해 퇴근 후 장례식장으로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도착하니 코로나 시국 때문인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향을 피우고 상주인 후배와 인사한 뒤 자리에 앉았다. 조심스럽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조심스럽게 어찌된 것인지 물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평소처럼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평소에 지병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갑작스런 돌연사로 후배도 많이 황망해했다. 착잡했다. 여러 사람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에 갈때마다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학 선후배, 동기들도 하나 둘 씩 오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그래도 정기적으로 1년에 몇 차례는 모였는데, 이제는 다들 한 두명 친한 사람이 아니면 경조사가 있어야 보게 된다. 그래도 학창시절 다같이 친하게 잘 지냈던 터라 오랜만에 봐도 어색하지 않았다.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근황부터 물어본다.      

모두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자신의 일상을 묵묵히 살고 있다. 역시 이야기 주제는 비슷하다. 이젠 마흔이 넘은 나이다 보니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똑같이 느끼는 가장 큰 고민이다. 그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돈, 자식, 직장에서 존버하기 등등이다. 상황은 틀리지만 각자 느끼는 고민은 똑같다.      


“상열아, 너 아이가 셋이라며? 난 하나도 키우기 힘든데 대단하다.”

“형님, 사실 세 명의 아이를 클때까지 어떻게 키울지 두렵습니다. 앞으로 언제까지 직장을 다닐 수 있을지 고민도 되구요.” 

“야! 나도 그래. 난 이제 아이가 5살이다. 내 나이 45인데.. 70살까지는 일해야 아들 장가는 보낼 수 있을 거 같은데. 나라에서 정년은 늘려주어야 되는 거 아니야?”

“그러게요. 어떻게든 존버하면서 다닐때까지 다니면서 제2의 직업을 찾아야 할 거 같아요.”

“그러게. 난 요새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다. 10년전이라도 미리 할 걸 후회된다.”     


선배와 나의 대화만도 여러 문제가 녹아있다. 여기에 선후배, 동기 5~6명의 이야기를 듣고 말하다 보니 모두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그러나 그런 대화를 하면서도 웃음이 넘치고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오랜만에 좋은 사람들과 만나 회포를 풀고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다. 그렇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라 생각했다.      


이제 후배는 어머니를 이 지구별에서 볼 수 없다. 어머니와 같이 밥을 먹고 대화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시간이 되면 나중에 찾아뵈야지 하다가 언제 갑자기 어머니가 내 곁을 떠날지 모른다. 지금 당장이라도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나 선후배들도 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로 나중에 보자고 미루다가 평생 못볼지도 모른다. 물론 모두를 다 챙길 수 없지만 그래도 한 두명이라도 가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미루지 말고 연락해서 만나야 한다. 우리 삶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고 유한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지금 당장 바로 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이다. 갑자기 몹쓸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해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 너무 극단적인 표현일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죽기 전에 가장 후회하는 것들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했던 것 등이다.      


나를 포함한 이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지금 이 현재를 살고 있다. 오늘 오전도 이젠 흘러간 과거이다. 오늘 밤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다. 흘러간 과거를 잊지 못하거나 후회하고, 오지 않은 미래를 불안해한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짜증만 내면서 나중에 더 잘되면 그때가서 하고 싶은 것을 할 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그랬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야 한다. 내가 온전히 깨어있는 시간이 바로 지금 현재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고,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 사랑하고 최선을 다하자. 그것이 이 지구별을 떠났을 때 좀 덜 후회하고 아쉬워하지 않을까?      


“오늘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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