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괜찮아 - 김도윤
<유튜브 젊은 부자들>을 쓴 김도윤 작가의 신작이다.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의 사생활을 쓴 에세이다. 아버지의 실패와 형의 조현병으로 우울증을 겪었던 엄마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날부터 책은 시작한다. 충격적인 소식을 들은 저자도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엄마에게 신경을 못쓴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가족을 챙기느라 자신만의 시간도 없이 보낸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게 된다. 엄마가 떠나고 나서야 그 마음을 알게된 저자도 끝이 모를 절망감과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며 외롭게 지내다가 우울증에 걸린 엄마의 이야기와 엄마의 죽음으로 우울증에 걸린 저자, 남은 가족의 방황 그리고 극복해나가는 과정 등이 담담하게 표현되어 있다.
“잘 다니던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해고를 당하거나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등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다 보면 우울증이라는 놈이 파고들어와 약해진 마음에 똬리를 트는 것이다.”
나도 지독한 우울증 환자였다. 8년전 해고로 인해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찾아왔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겪은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울증이 찾아오는 원인은 각기 처한 상황마다 틀리지만, 증상은 비슷하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사람을 피하게 된다. 자꾸 어딘가로 숨고 싶다. 죽고 싶은 생각도 많이 하고, 밤에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이 모든 증상을 그 시기에 겪었다. 두 세달 동안 잠깐 산책을 제외하고 거의 칩거하다시피 지냈다.
“삶을 살다 보면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을 만나기 마련이다. 그럴 땐 그것들을 잠시 내버려두고,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을 악착같이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물에 빠졌을 때 몸에 힘을 잔뜩 주고 허우적대면 더 가라앉듯, 몸에 힘을 빼고 차분히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보자.”
인생을 살면서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을 만날 때가 있다. 갑자기 가족이 아프거나 사망하는 일, 지금처럼 코로나19 등 갑작스런 이유로 인해 실직하는 일, 어제까지 사랑했던 연인의 이별통보로 관계가 깨져버린 일.
갑자기 닥치다 보니 그 순간은 힘들고 지치거나 절망에 빠진다. 나도 그랬으니까. 그러나 계속 거기에 함몰되면 정말 구렁텅이로 빠지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그 생각 자체가 나지 않도록 다른 무엇인가에 몰두하는 것이 가장 좋다. 담담하게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우울증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다. 우울증을 극복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나의 우울증으로 아내와 아이까지 힘들게 했다. 더 이상 방치하면 안될 것 같아 내 상황을 인정하고 생존독서와 글쓰기로 이겨냈다. 오랜만에 책을 읽고 먹먹했다.
“엄마의 사전에는 ‘괜찮지 않다’는 말이 없는 게 아닐까. 그저 괜찮다는 말로 가족들을 안심시키고 싶은 사람, 모든 걸 괜찮게 만들고 싶은 사람, 엄마는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우울증에 빠졌던 그 시절 삶이 지치고 힘들어 답답해서 늦은 밤 엄마에게 전화한다. 엄마.. 내 삶은 왜 이렇게 힘든걸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혼자서 엄마에게 떠든다. 엄마의 말은 듣지 않은채. 담담하게 듣고 있던 엄마도 운다. 다 괜찮아질거야.. 엄마의 한 마디에 힘들었던 마음이 봉인해제되어 무너져 내린다. 한참을 휴대폰을 들고 펑펑 울었다.
엄마가 떠나고 나서야 엄마의 마음을 제대로 알았다는 저자의 마지막 메시지가 울림을 준다.
“가장 큰 사랑을 줬기에 가장 큰 슬픔인 엄마, 엄마와의 마지막 5분이 주어진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으신가요?”
당신이라면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예기치 않는 이별로 가족과 헤어지는 일. 상상하기 싫지만 나에게도 어느 순간 그 날이 온다. 엄마가 보고 싶은 모든 분들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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