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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pr 30. 2020

언컨택트 시대의 인간관계

  

대학에 들어갔던 9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수업이 끝나면 선후배, 동기들과 같이 잔디밭에 모여 앉거나 술집을 통째로 빌려 술을 마셨다. 얼굴을 직접 마주보고 술잔을 돌리면서 친목을 다졌다. 서로의 얼굴에 드러나는 감정을 직접 보며 이야기하는 대면관계가 일반적이었다. 대면이란 말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대한다는 뜻이다.      

대면관계의 장점은 짧은 시간 안에 관계가 돈독해지고 친밀해지는 데 있다. 학연, 지연이 기본이 된다. 대학에서는 같은 과, 동아리에서 만나거나 대기업에서 공채로 들어온 동기, 같은 해 입사한 동료 등이 정기적으로 만나 자기들만의 리그를 만든다.      


대면관계는 꼭 친목도모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넒은 의미에서 볼 때 직접 고객을 만나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을 이끌어내는 영업 활동도 포함한다. 또 학교나 학원에 직접 등록하여 수강하러 가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이런 대면관계는 직접 그 사람을 만나러 어느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단점도 존재한다. 

     

예전 군대식 집단주의 문화가 팽배한 시절에는 대면관계의 장점이 잘 나타났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시대적 흐름에 따라 개인주의적 문화로 많이 바뀌는 추세다. 이런 개인주의 문화와 대면관계가 만나면서 많은 갈등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끈끈한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데 좋지만,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으면 갈등도 야기된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어하는 젊은 직원과 퇴근 후에도 같이 대동단결 해야 한다고 회식에 가자는 상사들의 갈등이 그 예다.      

제4차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대면보단 비대면의 시대로 바뀐다고 예상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그 시기가 더 빨리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바이러스가 대면하면 퍼진다는 이유로 서로간의 접촉이 모두 금지되었다. 집회와 모임, 수업 등이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회사 업무나 회의도 재택 근무를 통해 온라인으로 실시간으로 실시되었다. 생필품 구입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온라인으로 구매하면 집 앞까지 배달이 된다.      

특히 인간관계에 있어서 피로감을 호소하던 사람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원하지 않던 회식이나 모임 자리를 가지 않아도 되었다. 자기만의 시간을 혼자서 온전하게 보낼 수 있다. 자신이 필요한 사람들만 골라서 만날 수 있다.      

김용섭 저자의 <언컨택트>에서도 이런 관계를 ‘느슨한 연대’라고 표현한다. 실용주의적 인간관계가 등장한 것이다. 싫은 사람을 억지로 대면하지 않아도 된다. 서로간의 이해관계가 있어도 딱 필요한 만큼만 취하고 사적으로 관심을 끄는 형태라고 보면 된다. 회사에서 일하는 동료 간의 관계 정도라 할까? 인간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을 최소화하는 비대면의 관계가 앞으로 더 많아질 거라 예상한다.      


이런 언컨택트 시대에 1인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회사 다닐 때 보다 돈을 더 벌지 못하더라도 조직에서 대면관계로 오는 피로감을 회피하기 위해서다. 노트북과 인터넷만 있으면 어떤 사업을 할 수 있고, 온라인이나 전화로 비대면으로 필요한 사항만 주고받을 수 있다. 이런 비대면 관계는 서로 간의 감정을 직접 느낄 수 없어 소통에 좀 어려움은 있을 수 있다.      


이렇게 관계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많이 달라지고 있다. 대면관계 보다 비대면 관계가 보다 더 많아질지 모른다. 다만 너무 한쪽에만 치우지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래도 사람간의 소통은 직접 만나 서로 얼굴 마주보며 해야 제 맛이다. 언컨택트 시대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간의 이해와 공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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