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지않고 편안하게 - 김수현
전무후무한 베스트셀러였던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의 김수현 작가 신작이다. 이전 책이 당당하고 자존감 있는 나로 사는 방법을 알려줬다면, 이번 신작은 어떻게 하면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했던 상대가 자신을 전혀 다르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관계에 대해 고민하다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어린 시절부터 사람을 좋아했다. 낯을 가리지 않아 새로운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먼저 이야기한다. 그렇게 공감하다 쉽게 친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지를 잘 못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친해지려고 했다. 그 결과 일부 사람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기도 하고, 내가 먼저 관계를 정리한 적도 있다. 잘해줘 봐야 본전이고, 혼자 상처받고 괴로워했다.
저자는 왜 우리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 아껴도 모자랄 판에 그 사람들의 속을 후벼팔까? 정작 단호해야 할 사람에겐 아무 말 못하고 작아지는가? 나를 지키면서 편안하고 합리적인 관계는 유지할 수 없을까 등등의 질문을 한다. 이에 대한 해답을 자신의 여러 경험담과 사례, 심리학 이론 등을 섞어 시원하게 내어놓는다. 역시 저자만의 필체로 유쾌한 인간관계 처방전이 인상적이다.
“어차피 혼자라며 쓸쓸해하지도 나만의 외로움일 거라 착각하지도 말자. 우리는 모두 공평하게도 각자의 고독을 이겨내고 있다.”
나이가 들면서 많이 공감하는 구절이다. 아마도 어린 시절부터 지독한 외로움에 옆에 누구라도 있어야 편했다. 술친구, 애인 등 수없이 외로움이 싫어 기댈 상대방을 찾았다. 같이 있을 때는 좋지만 떠나고 하면 공허했다. 그 느낌이 너무 싫었지만, 마흔이 넘은 지금은 혼자 있는 고독한 시간이 좋다. 모두가 각자의 외로움을 가지면서 버티는 중이다.
“인간관계에 완벽한 답은 없고, 답이 없는 문제에 답을 찾으려 하면 마음만 병들 뿐이다. 좋은 관계로 남고 싶다는 그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는 것. 그리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되, 어쩔 수 없는 건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좋은 인간관계는 답이 있을 줄 알았다. 책에 나오는 대로 따라했지만, 소용 없었다. 역시 관계도 명확한 답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매달리면 매달리는대로 쳐내면 쳐내는대로 내 마음만 아프고 상처만 남았다. 이젠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그 관계를 소중히 여기지만, 안되는 건 안되는 거니까.
“관계가 영원하지 않음에 너무 오래 서글퍼하거나 너무 미리 겁낼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떠날 것이고, 누군가는 올 것이며 당신은 영원한 당신이다.”
한번 관계를 맺으면 영원히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다 같지 않아 얼마가지 않아 깨진 적도 있다. 그럴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서글펐다. 시간이 지나면서 잊혀지고 새로운 누군가가 온다. 나 자신은 변한 게 없는데, 그 사람과 다시 익숙해진다.
“내가 부족해서 내가 못나서 상처 입은 게 아니라, 우리 모두 상처받은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관계가 끝날때마다 내가 못나고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여겼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서로에게 맞지 않아 깨졌을 뿐이고, 또 모두가 상처 받았을 텐데. 여전히 관계의 끝은 어렵다.
“우리는 인생에서 한 번쯤 특별한 사람을 만난다. 사람은 아무리 척박하고 가혹한 환경일지라도 자신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단 한 사람만 존재하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한다.”
인생에서 정말 한번은 특별한 사람을 만나는 경험을 한다. 그 사람이 지금 옆에 있다면 한없이 사랑하라. 정말 이 세상에서 다 나를 욕해도 지지하고 믿는 단 한 사람만 있다면 버틸 수 있다.
역시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건 균형과 사랑이다. 자신을 지키며 상대방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균형, 자신과 상대방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건강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껴본다. 관계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인간관계는 답이 없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애쓰지 말고 편안하게 어떤 순간에도 만만하지 않는 평화주의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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