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미학)
어느새 43살이 되었다. 회사나 모임에서도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별로 의식하고 지내지 않지만 후배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가끔 “Latte is a horse.."가 될 때 가 있다. 꼰대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벌써 후배들의 표정은 굳어진다. 듣는 둥 마는 둥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거나 자리를 뜬다.
그 상황을 바로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내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하다가는 상황은 이미 종료다. 자라온 시대와 환경, 겪었던 경험이 다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한두 번 정도는 그럴 수 있다고 치지만, 매번 기승전 꼰대로 끝나버리니 상대방은 나와 다시는 이야기 하기 싫어진다.
비단 후배들과 소통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부부나 자식에게도 마찬가지다. 남편이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듣지 않으면서 자기 말만 강요하면 부부의 관계는 최악이 된다. 지금까지 아내에게 많은 상처를 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육아와 가사로 지친 그녀가 하소연을 하면 잘 들어주지 못했다. 직장일로 스트레스 받는 내가 오히려 더 힘들다고 받아치니 듣는 아내의 입장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이제 11살난 첫째 딸에게도 가끔 나 어린 시절을 꺼내어 이야기하다 “아빠는 그 나이 때 안 그랬다.”라고 하면 짜증부터 낸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상대방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쌍방이 아니라 내 위주의 일방적인 소통을 했기 때문이다. 또 은연중에 나이가 적은 아랫사람이라 하대했을지 모른다. 이런 식의 소통이 계속되면 상대방은 마음의 문을 닫게 된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에서도 이런 구절이 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그럼 사람의 마음을 열고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다 찾은 나의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경청하고 공감한다.
상대방과 대화할 때 일방이 아니라 쌍방이 되어야 진정한 소통이 된다. 고민이 있거나 힘든 일을 나누기 위해 나에게 찾아왔다면 일단 그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자. 내가 그 상대방이라면 어땠을까 라고 역지사지의 자세를 취해본다. 그의 이야기를 끝날 때까지 공감하면서 잘 듣고 있다는 제스처는 필수다.
2) 상대방이 누구이든 내 자신이 아랫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이가 많든 적든 간에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 내가 아랫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굽히고 들어간다고 이것은 아니지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랫사람이 되어 본다’는 것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라고 보면 된다. 스스로 낮은 자세를 취하면 상대방에게 겸손하게 비춰진다. 이렇게 대화를 이끌다 보면 좋은 인상을 남겨 상대방의 마음을 쉽게 열수 있다.
서툰 감정과 일방적인 소통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닫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도 가끔 그런 일이 발생하지만, 요새 이 두 가지 방법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보다 비대면으로 사람과 소통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래도 상대방의 마음을 열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은 변함이 없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상대방과 소통의 어려움이 있다면 위에 소개한 두 가지 방법으로 다가가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진정한 소통이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과 배려하는 자세로 경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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