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예술을 생각하면 어렵게 느껴진다. 어린 시절 미술시간에 그림에 소질이 없어 직접 그리는 것은 정말 싫었다. 그리고 예술작품을 보면 그것이 주는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오로지 입시를 위해 미술학파와 화가들의 이름, 작품을 달달 외우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도 힘들때마다 미술작품을 감상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위로가 되기도 했다.
제목을 보니 읽고 싶어진다. 예술과 접목하여 인문학을 설명하고, 인생에 써먹을 수 있는 내용이 많아 보였다. 다른 작가가 썼지만 제목도 유사한 <역사의 쓸모>와 유사한 형국이다. 서문부터 읽어보니 역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틈틈이 읽었다. 책은 저자가 32가지 주제로 화가와 작품을 설명하고 사색하고 얻은 통찰력 있게 쓴 글로 잘 나타나 있다.
“운동을 하면 근력이 좋아지는 것처럼 예술을 감상하면 자연스레 심미안이 좋아집니다.”
나는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치유하고 심미안을 기른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림을 볼때마다 마음이 편해지고, 아름다움을 더 찾게 된다. 아무래도 가끔 미술관에 가거나 인터넷으로 미술작품을 보며 심미안을 기르는 연습을 해보고자 한다.
“미술관 감상법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멀리, 그 다음엔 가까이서 작품을 감상하는 겁니다. 그림 속 평범한 사물에서 특별함을 발견해봤던 사람은 일상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도 세밀한 눈으로 찾아냅니다.”
미술관에 가면 한번 써먹어 볼 예정이다. 멀리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느껴본다. 천천히 가까이 다가가며 어떻게 그리고 만들어졌는지 세세하게 살펴본다. 그것이 곧 관찰이다. 일상이란 작품을 이런 방식으로 관찰해도 숨겨놓은 가치와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왜 하필 피렌체에서 르네상스가 꽃피었는가? 누군가 질문한다면,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겁니다. 그곳이 그 어떤 곳보다 더 자유로운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코시모가 터를 닦은 피렌체의 정신은 예술과 학문, 인문주의가 자라나는 데 최적의 플랫폼을 탄생시켰습니다.”
현재 플랫폼 시대다. 플랫폼이란 어떤 행위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르네상스는 메디치가 만들어놓은 플랫폼에서 위대해졌다. 나도 21세기 르네상스를 만들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구성하여 많은 분들의 예술, 학문, 인문학을 접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클림트의 황금빛 키스가 주는 또 하나의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즉,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이라도 우리에겐 뜨거운 사랑과 황홀한 키스가 여전히 의미 있고, 우리를 찬란하게 빛내준다는 깨우침 말입니다.”
생명이 꺼져가는 순간에도 뜨거운 열정과 사랑이 남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멋진 인생이 아닐까 싶다. 나도 내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열정과 사랑으로 읽고 쓰는 삶을 영위하고 싶다.
“모든 것이 불확실해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을 때에도, 예술은 늘 인류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해왔습니다.”
이 책이 말하는 핵심 메시지다. 앞으로 내 인생도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 모든 게 불확실하다. 그 불확실성에서 그래도 예술을 통해 길을 찾고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쓸모있는 일이겠는가?
책을 읽으면서 유명 화가 뿐 아니라 소외된 예술가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었다. 예술이 꼭 어려운 게 아니라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저자를 통해 배운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앞으로 예술을 통해 힘들때마다 인생의 방향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