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문이 많아도 열리지 않으면 벽이다.

by 황상열


* 마흔살의 신인배우


영화 <밀정>에서 송강호에게 따귀를 맞았는데 행복하다고 하는 한 배우가 있다. 자신을 마흔의 신인배우라고 소개했다. 그 배우의 이름은 허성태. 요새 드라마에서 비중있는 조연으로 자주 출연한다. 우연히 그가 거리에서 사람들 앞에 강연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갑자기 하게 된 강연이다 보니 잘 정리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러나 강연에 그의 진심이 너무 느껴져서 듣는 내내 몰입이 잘되었다.


어린시절 자신과 형제들을 뒷바라지하는 어머니의 고생을 보면서 자랐던 허정태. 그는 빨리 자라서 어머니를 호강시켜 주고 싶어서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열심히 했다. 그 덕분에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회사에 다니게 되었다. 하지만 사회생활이 다 그렇듯이 하루하루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한다. 상사들 비위를 맞추어야 했다. 혼나도 아닌 척 연기해야 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야근과 회식도 많았지만 어디든 열심히 참석하며 최선을 다했지만 공허했다. 결국 키보드가 하얗게 되어 깜짝 놀란 그는 병원에 갔다. 진단결과 다한증에 걸렸다고 했다.


꿈도 목표도 없이 8년을 다녔다. 술을 먹고 집에 들어온 어느 날 그는 우연히 본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그것이 배우 허성태라는 사람의 인생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배우를 뽑는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예심 통과를 1차 목표로 해서 갔는데 본선에 합격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최선을 다했다고 한다. 배우라는 꿈이 생겼다. 주변 친구들에게 상의했지만 니가 무슨 배우를 하냐 그냥 회사 일이나 열심히 하라고 비아냥거렸다. 그의 꿈을 유일하게 지지해준 단 한사람 덕분에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그 사람이 지금 그의 부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최종 결과 5등의 성적을 거둔 그는 이제 방송계에서 잘 나갈 줄 알았다고 믿었다. 그것은 착각이었다. 불러주는 데가 거의 없었다. 냉혹한 현실을 느낀 그는 단역부터 다시 도전하여 차근차근 올라갔다. 수입이 적어 영화 <밀정>을 개봉하고 나서도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예전 대기업 다닐 때보다 수입은 훨씬 적었지만 배우라는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어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존경하던 송강호에게 뺨을 맞았을 때 너무 행복했다고 울먹였다. 끝까지 반대하던 어머니가 연기 잘 봤다는 한 마디에 인정을 받고 진짜 배우가 되었다는 기쁨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에 그는 자신의 꿈이 있다면 한번쯤은 자신의 입장에서 이기적으로 생각하고 도전해보자는 결론으로 강연을 마쳤다.


* 아무리 문이 많아도 열리지 않으면 벽이다.


많은 사람들이 꿈과 목표 없이 일상을 보낸다. 아니 꿈과 목표가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에 순응하고 안정된 삶이 익숙하여 변하지 않으려 한다. 아니면 일이나 육아로 바빠 자신의 꿈과 목표를 포기한 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각자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기에 무엇이 나쁘고 좋다고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한번뿐인 인생에서 한번쯤은 자기가 하고 싶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신만의 인생을 잘 살아가는 타인을 부러워하지 말고 자신도 하고 싶고 되고 싶고 갖고 싶은 게 있다면 돌진하자. 아무리 문이 많아도 열리지 않으면 벽이다. 자신이 아직 찾지 못한 다른 재능의 문들이 수없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나도 내가 글을 쓰는 작가가 되리라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


생존독서를 하다보니 나와 같이 어려운 인생에 놓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그 도구가 글쓰기였다. 내 생애 처음으로 작가라는 문 앞에 섰다. 그 문을 열기 위해서 글을 매일 쓰면서 두드렸다. 두드리다 보니 결국 작가의 문을 열었다. 그 문을 열었더니 강사, 서평가 등등 나를 기다리는 다른 문이 보였다. 어떻게든 그 문을 열릴 때까지 미친 듯이 두드렸다. 그렇게 하다보니 오래 걸려도 내 앞에 놓인 새로운 문들을 많이 열 수 있었다. 허성태 배우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친 듯이 다시 문을 두드렸다. 단역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면서 힘들어도 버티고 또 두드렸다. 그 결과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된 것이다.


인생의 변화를 꿈꾸고 싶다면 이기적으로 나 자신부터 생각하자. 내가 무엇을 원하고, 여전히 남이 정해놓은 기준에서 맞추어 살면서 스트레스만 받고 있는 건 아닌지. 영혼없이 스스로 뭘 원하는지 모르고 끌려다니기만 하는 건 아닌지. 지금도 세상에 수많은 문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당장 어떤 문이 있는지 찾아보고 될 때까지 두드리자. 그것이 자신만의 모멘텀을 찾아 멋지고 근사한 인생을 살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행복한 사람은 자신만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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