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과 경험이 자산이다

by 황상열


* 우리나라와 프랑스 교육의 차이



오랜만에 책꽂이를 보다 한 책을 꺼냈다. 인문학과 철학에 관심이 가게 되자 가끔 꺼내어 보는 책이다. 김헌 작가가 쓴 <천년의 수업>이다. 그리스 시대 등 서양철학에서 인간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답을 저자만의 통찰력으로 쉽게 쓰여 있다. 책을 속독하다가 한 페이지에 눈이 멈추었다.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머리는 좋지만 창의성이 발달하지 못하는 이유를 교육에서 찾았다. 다양한 학생들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교육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문제풀이식의 암기위주로 무조건 1등부터 꼴등까지 줄을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조건 정답이 있고, 틀리면 도태되는 그런 식의 교육이다 보니 성인이 되어 경쟁에서 밀리면 인생이 끝났다고 간주한다. 오로지 공부만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이런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무슨 창조가 있고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저자가 프랑스에 있을 때 교육방식을 살펴보니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먼저 질문을 던진 후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 그 답을 찾기 위해 직접 책을 찾아보고 자료도 찾아본다. 이런 교육을 우리는 대학에 가야 시작하는 데 반면, 프랑스 등을 포함한 서양에서는 초등학교부터 시작한다. 이런 시스템에서 프랑스 학생들은 성인이 되면 자신의 다양한 직간접 경험을 통해 스스로 진로를 정하고 창조적인 사회활동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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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문과 경험이 자산이다


대학에 올때까지 나도 프랑스가 아닌 우리나라의 교육을 받았다. 공부를 하면서도 질문하고 생각하는 것보다 암기다 더 쉬웠다. 외워서 답을 맞추는 시험 위주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 자랑은 아니지만 외우는 것에 자신있어서 시험은 늘 상위권이었다. 하지만 수능을 보고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학과 선택을 할 때 멍해졌다.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능시험 결과에 따라 학교와 학과를 정했다. 그것이 향후 내 인생의 진로를 결정했다.


학교에 와서도 생각하지 못한 공부를 하니 흥미가 없었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공부했다. 그때부터 내 자신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이 전공을 선택했지만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지. 또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할 수 있을까? 라는 두 가지 질문부터 출발했다. 현실은 바꿀 수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도에서 방법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수학이 약했던 나는 토목공학 보다 인문학에 가까운 도시계획을 선택했고, 열심히 공부했다. 졸업반 시절 전공을 살리지 않으려 고민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배우고 공부한 덕분에 지금까지 이 업으로 먹고 살고 있다. 참 감사한 일이다. 스스로 질문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계속 투덜대면서 공부를 안했을지 모른다.


그렇게 공부하면서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다른 경험도 많이 했다. 시간나면 도서관에서 다양한 책을 읽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술도 많이 마셨다. 물론 그만큼 마시고 취해 실수한 적도 많다. 지나고 보니 대학시절에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았던 그 시간들이 지금은 다 자산이 되어 고스란히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마흔 전후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면서 다시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그 질문에 대한 글감과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 아무리 해도 답이 나오지 않자 인문학과 철학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기 시작했다. 다시 그 공부를 하면서 질문한다. 해보지 않았거나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직접 실행하고 경험해 보는 중이다. 그렇게 질문과 경험을 통해 체득한 결과물이 온전하게 내 것이 되기 때문이다.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 생각하며 답을 찾아가고, 경험을 통해 지식을 검증하다 보면 결국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지금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고 하면 어린 시절부터 몸에 배어 있는 주입식 교육의 폐혜가 원인이다. 다행히도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도 체험과 독서 위주로 생각하고 경험하는 교육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꼭 교육제도가 문제가 아니다. 스스로 질문을 하고 생각하면서 옳고 그름을 따져보고, 책에서 배운 지식을 머리에만 두고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경험을 해야 한다. 그것만이 인생을 새롭게 바꿀 수 있다.


“인생을 바꾸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싶다면 지금 질문하고 직접 경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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