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크리스마스 이브날이다.
어제 광명본가에 갔다가 다시 집에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서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주었다. 원래는 자고 있을 때 몰래 놓고 아침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주었다고 말을 하려고 했는데.. 요새 아이들은 벌써부터 그것이 거짓말인걸 알고 있었다.
어릴 때 나는 8살때까지 정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다. 엄마에게 레고를 꼭 가지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엄마는 착한 일을 많이 하면 꼭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니가 갖고 싶은 레고를 가져다줄 거라고 했다. 이브날 밤 자기 전에 한쪽 벽에 양말을 걸어 놓았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선물을 줄때까지 밤새 기다리려고 했지만, 역시 잠이 들어버렸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내 발밑에 레고블럭이 있는게 아닌가?
나는 너무 좋아서 엄마에게 산타클로스가 레고 선물을 주고 가셨다고 말했다. 엄마는 정말 잘됐다고 하셨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9살이 되고, 그 해 겨울 성탄절도 역시 선물을 기다렸다. 그날도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싶어서 부모님을 졸랐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잠이 들다가 새벽에 딱 깼는데... 아버지가 내 발밑에 선물을 놓고 계신 걸 보았다. 뭔가 이상했다. 아침에 엄마에게 물어봤다. 원래 산타클로스는 없었고, 다 부모님이 직접 사서 놓은 거라고...
그렇게 내 산타클로스에 대한 추억은 끝이 났지만, 그래도 커가면서 매년 성탄절이 되면 그 나이에 맞는 분위기로 놀면서 나를 채워갔던 것 같다. 이제 마흔살의 크리스마스도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오늘은 딸의 공연을 보고, 독서와 글쓰기, 집안일을 하면서 조용히 보냈다. 매년 돌아오는 크리스마스지만 내년엔 어떤 의미로 다시 다가올지 모르겠다.
다시 한번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