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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an 14. 2021

기억은 순간이지만,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 아주 오래 전에 



어제 성유미 대표님의 깨비드림 <블로그 글쓰기로 책 내는 법> 꼬마특강을 잘 끝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내 열정을 담아 최선을 다해 강의한다. 혼신의 힘을 다했기에 끝나면 후회는 없다. 잠깐 숨을 돌리고 나서 올해 8살이 된 둘째아들 이안이를 불렀다. 말을 참 듣지 않는 개구쟁이로 비디오 게임을 좋아한다. 노트북에 깔린 예전 16비트 게임기 수퍼패미콤 에뮬레이터를 실행했다. <마리오 카트>를 켜주고 아이에게 키보드를 넘겼다. 마리오 캐릭터를 골라 신나게 플레이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누군가의 모습과 너무 닮아있다. 30여년 전의 내가 보인다. 아버지에게 게임기를 사달라고 졸랐다. 시험에서 1등하면 사준다고 했다. 시험을 보고 보란 듯이 반에서 1등했다. 아버지와 같이 용산역 전자상가에 갔다. 그 시절 비디오 게임의 메카였다. 



신상 게임이나 오래된 게임 무엇이든 있었다. 게임기와 게임롬팩을 사서 집으로 온 첫날 너무나 기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어머니의 배려로 내 방에 오래된 텔레비전이 놓였다. 이젠 나만의 게임 전용 모니터가 된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이 텔레비전으로 게임했던 기억이 난다. 결국 수명이 다되어 사라졌다. 그게 언제인지 희미하다. 


* 기억은 순간이지만,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사실 그때 기억은 머릿 속에서 흐릿하다. 위에 언제 아버지가 게임기를 사주고 했는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우연히 결혼하고 나서 본가에 있던 내 짐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일기장을 발견했다. 초등학교 5학년 12살 시절의 이야기다. 신기해서 다시 펼쳐보았다. 하나씩 읽어보았다. 그 며칠의 일기를 합친 것이 바로 위에 언급했던 게임 이야기다. 그 기록을 보고 나서야 내가 언제 게임을 시작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렇듯 인생을 살면서 지금의 이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는 것은 어렵다. 내일이 되면 오늘 지금 이 순간은 과거가 된다. 기억은 순간이다. 지나면 먼지처럼 사라진다. 정말 큰 사건이나 이벤트가 아니라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 찰나를 영원히 잡기 위해서는 역시 기록밖에 없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업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지식으로 만들 수 있다. 그 지식으로 실제로 경험했던 과정을 통해 실패했거나 성공한 사례를 기록하면 그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불편한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 



지금 나의 현재 아름다운 일상과 떠오르는 생각을 쓰자. 내가 하고 있는 업무, 오늘 만났던 사람, 그와 나누었던 이야기, 먹었던 음식, 그 사람에 대한 느낌, 그 일상에서 느낀 나의 단상 등을 기록하자. 매일 조금씩 이런 일상을 쓰다보면 시간이 흐른 후 내가 그 순간을 무엇으로 채웠는지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나만의 언어와 감정으로 표현하자. 매 순간순간을 쓰다보면 그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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