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못 괴롭혀서 안달일까

(간호사의 태움문화를 보며)

by 황상열



아침에 출근하다 어떤 커뮤니티에서 간호사의 태움문화를 풍자한 만화를 보게 되었다. 보고 참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남자들의 군대보다 더한 집단 괴롭힘을 하는 듯 했다. 그 만화에 소개된 내용을 잠시 몇 개 소개한다.

신입 간호사가 같이 자리에 앉아 밥을 먹고 있다. 앞에 앉아있던 선임 간호사가 얼굴 마주보고 밥 먹는 게 역겨우니 꺼지라고 하는 장면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맛있게 먹던 밥도 아마 체할 판이다. 또 다른 신입 간호사가 업무에 실수가 있어 선임에게 혼나는 장면이다. 일을 잘못 했으니 잔소리나 훈계는 들을 수 있다. 그런데 말이 끝나자마자 목젖을 치는 장면이 나온다. 아니 이 시대에 후배를 폭행하다니 이것도 말이 나오지 않았다. 간식 사오라고 시켰는데 본인이 싫어하는 음식을 사왔다고 신입 간호사 얼굴에 던지는 장면도 눈꼬리가 올라갔다. 만화 끝에는 이것보다 더한 일도 일어난다고 했다.

아는 지인에게 전화해서 물어보았다. 내가 아침에 본 만화에 나온 그 태움이란 문화가 진짜 이런 것이냐고. 맞다고 한다. 지인도 이제 15년이 조금 넘은 대학병원 간호사다. 본인이 신입으로 들어왔을 때는 더했다고 한다. 안 그래도 환자의 목숨을 위해 일하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은 직업이다. 서로 의지하고 잘 지내면 더 좋을텐데 왜 그렇게 아랫사람을 못 잡아서 안달일까?

20여년전 군대시절에도 고참에게 갈굼은 당했지만, 간호사들의 태움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만화에 나오는 것이 좀 과장되게 나왔을지라도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로 심각해 보였다. 물론 원산폭격, 10만원어치 과자를 사서 밤새 먹이는 고문 등은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래도 일병이나 상병 진급하면 점차 풀어주다 보니 제대할 때가지 편하게 생활했다. 물론 간호사도 연차가 쌓이고 생활이 익숙해지면 조금 나아질 수 있다고는 예상된다.

논점은 왜 꼭 그렇게 사람들을 괴롭히면서 교육을 시켜야 하는 점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큰 뜻을 품고 들어온 신입들을 잘 달래고 가르치면 더 잘 따라올텐데 그 점이 아쉽다. 왜 그렇게 사람들을 갈구고 못살게 구는지에 대해 한번 생각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자신도 신입때 그렇게 당했기 때문에 똑같이 돌려줘야 한다는 보상심리 때문이다.

나조차도 군대시절 입대 후 상병을 달고 나서도 한참 1년이 넘는 시간동안 막내생활을 했다. 선임들의 빨래와 먹은 식판을 매일 닦았다. 추후 그들이 하나둘씩 제대를 하고 후임들이 들어왔다. 선임병들에게 갈굼당했던 그 서러움이 폭발하여 나도 모르게 후임들을 괴롭혔다. 신병은 신병답게 해야 한다고 그들의 자유를 제한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20대의 철없는 행동이다. 조금만 더 인간적으로 잘해주었다면 그들과의 관계도 더 좋았을텐데 아쉬운 면이 있다.

간호사의 태움 문화로 인해 1년에 여러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얼마나 심적으로 힘들었으면 세상을 등질 생각을 했을까? 비단 간호사 분야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학교나 회사에서 각 서열을 정하여 나중에 들어온 사람을 괴롭히는 문화는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다. 특히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막말과 괴롭힘을 일삼는다. 당하는 사람은 정말 죽을 듯한 고통을 느낀다. 내가 당해봐서 그 고통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다.


부디 제발 사랑만 하면서 살기에도 짧은 시간이다. 제발 태움 문화를 비롯해 왕따를 시키거나 사람을 괴롭히는 문화는 이제 그만 없애자. 잘못했으면 혼나는 게 맞지만 그 정도를 넘어서 사람의 심신을 피폐하게 만드는 행동은 이제 그만두자. 사람은 그 자체만으로 존재가치가 있다. 어떤 누구도 사람을 괴롭힐 권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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