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출장이나 퇴근 후에 가끔 중국집에 가서 밥을 먹기도 한다. 나는 주로 짬뽕이나 자장면을 시키기도 한다. 이때 자장면과 짬뽕과 가장 잘 어울리는 반찬이 바로 단무지다. 이상하게 이 단무지는 중국음식과 잘 어울린다. 또 분식집에 가서 떡볶이나 김밥을 시켜도 항상 단무지가 함께 한다. 이런 단무지를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질리도록 먹었다.
마흔이 넘어 또다른 단무지를 만나게 되었다. 바로 “단무지 독서캠프”이다. 한번도 참석하지 못했지만 이름이 참 마음에 든다. 이 단무지는 바로 ‘단순하고 무식하게 지속적으로 책만 읽자’라는 뜻이다. 이 콘셉트로 10년 넘게 한국 최고의 독서캠프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자연 속에서 하루종일 책을 읽으면서 토론하고 사색하는 나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곳이다.
여기에서 단무지의 뜻을 한번 더 살펴보자. “단순하고 무식하게 지속적으로 하자.”에서 앞에 한 글자씩 줄인 말로 볼 수 있다. 그럼 이 단무지가 왜 필요한지 한번 같이 생각해보기로 한다.
‘업글인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월급만으로 살 수 없어서 또다른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경제적 자유를 누리기 위해, 오늘보다 더 성장하는 자신을 위해,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성공하기 위해 등등 자기계발을 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그러나 자기계발을 해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책을 쓰고 싶다고 하지만 글을 조금 쓰다가 포기한다. 1년에 100권을 읽겠다고 하지만 3~4권 정도 보다가 그만둔다.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조절과 운동을 한다고 선언하지만 얼마 못가 원점이다. 영어회화를 잘해보겠다고 단어와 구문을 외워보지만 얼마 못가 우리말이라도 잘하자고 외쳐본다. 이렇게 작심삼일 하는 이유가 바로 안하던 공부나 운동을 하게 되면 우리 뇌는 갑자기 사나운 동물이 나타나거나 번개가 쳤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 우리 뇌는 도망가라고 오랜 세월동안 반복된 반응을 보이는데, 이것을 “방어 반응”이라 한다. 이 방어 반응 때문에 오래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결국 자신이 되고 싶고 갖고 싶고 하고 싶은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방법은 하나다. 위에 언급한 단무지와 친해지는 것이다. 우선 마음을 가다듬고 뜻한 바를 이루겠다고 결심이 서면 일단 시작하자.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단순하고 무식하게 지속하자.
작가가 되고 싶다면 매일 조금씩 단무지로 글을 쓰자. 다이어트를 한다고 했으면 매일 조금씩 단무지로 식단조절과 운동을 병행하자. 1년에 100권의 책을 읽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매일 단무지로 1권을 조금씩 30~40페이지 정도 분량을 읽자. 이것이 일주일, 한달, 1년으로 확장되면 결국 당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5줄 이상 쓰지 못했던 나도 단순하고 무식하게 글을 계속 쓰다보니 여러 권의 책을 내는 작가가 될 수 있었다. 오늘부터라도 단무지와 친해지는 연습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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