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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pr 06. 2021

글쓰기에 가장 필요한 한가지


글쓰기 강의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다음과 같다. 


“내가 쓴 글을 가족이나 지인이 보면 어떡하죠? 창피해요.”

“남이 내가 쓴 글을 보고 자꾸 비웃는 것 같아요. 부끄러워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 대답은 똑같다. 

“왜 자꾸 남의 시선을 신경을 쓰시나요. 편하게 자신만의 글을 쓰세요.”     


위 질문에 대답은 이렇게 하지만 나조차도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글을 쓰게 된 지는 1년이 넘은 시점이었다. 2000년대 중반 한창 인기가 있던 싸이월드에 스트레스를 받을때마다 일기를 썼다. 술을 마시고 그 감정에 취해 생각나는대로 써내려간 글. 예전 사귀던 여친과 이별 후에 너무 괴로워서 누군가에게 털어놓지 못해 휘갈긴 글 등이 게시되어 있다.      


그냥 느낀 내 감정을 쓰다보니 맥락도 없고 앞 뒤로 말도 맞지 않는다. 지나고 보면 정말 이불킥 수준의 글인데, 그 시절에는 어떻게 그렇게 썼는지 모르겠다. 부끄러운 마음에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인생의 방황을 하다가 다시 글을 쓰고 싶어 무작정 도전했다. 그러나 5줄 이상 쓰는 것이 어려웠다. 어떻게 써야할지도 모르지만, 내가 쓴 글을 남들이 보고 뭐라할지 두려웠다.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그래도 계속 도전했다. 매일 한 줄만 더 써보자고 다짐했다. 그렇게 쓰다 보니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났다.      

10명이 읽었다면 다 좋다고 하면 좋겠지만 역시 분명히 2~3명의 사람은 내 글에 대해 혹평했다. 이런 허접한 글을 쓸 바에야 접으라는 식의 댓글이 더러 있었다. 이런 댓글을 보면 움츠러지기 마련이다. 글을 쓰지 말까도 생각했지만 어떻게든 서점에 내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남들이 뭐라해도 정면돌파 하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까지 나온 드라마나 영화, 책 등 작품이 모든 사람에게 100% 만족을 다 시킬 수 없다. 그 사실을 깨닫게 되자 마음이 편해졌다.      


그렇다. 글을 쓰는 작가에게 가장 필요한 한가지는 바로 “뻔뻔함”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나만의 글을 쓸 수 있는 용기와 여유가 그것이다. 누가 뭐라해도 내가 쓴다는 데 반박할 수 있는 당당함도 포함된다. 그런 자신감이 있어야 계속 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런 마음으로 쓴지 이제 6년이 되었다. 매일 조금씩 쓰다보니 몇 천개의 포스팅, 몇 권의 책(종이책과 전자책 포함)으로 성과를 낼 수 있었다. 허접한 글을 쓰지 말라고 뭐라해도 뻔뻔하게 내가 쓰는데 왜 참견이냐고 받아쳤다. 그런 베짱이 있다보니 끝까지 쓸 수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글을 쓰고 싶은데 자꾸 시작을 못하거나 또는 쓰다고 포기하는 사람들은 이 뻔뻔함을 무기로 장착하라. 나만의 글을 쓰는 것에 대해 남이 보태준 것도 없는데 왜 자꾸 신경을 쓰는가? 무슨 일이든 나만의 일에 집중할 때 최고의 효과가 나온다. 글도 마찬가지다. 잘쓰고 못쓰고는 두 번째 문제다. 일단 나만의 글을 완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위해서는 뻔뻔하게 남의 이목을 신경쓰지 말고 닥치고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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