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원래 흔들리는 것이다

by 황상열


토요일 밤 진행하는 독서모임 책으로 <다산의 마지막 공부>를 읽었다. 개인적으로 다산 정약용을 존경하여 그에 대한 책과 영상을 가끔 시간날때마다 보면서 그의 삶을 배우고 있다. 조선시대를 통틀어서 손에 꼽는 천재다. ‘동양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일컬을 정도로 다방면에 해박한 지식으로 많은 성과를 냈다. 실학자, 정치가, 지리학자, 언어학자, 건축가, 문장가, 시인 등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그것을 바탕으로 평생동안 500여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랬던 그가 어떻게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을까? 원래 다산은 어린시절부터 책을 읽고 공부하기를 좋아했다. 그런 노력 끝에 젊은 시절부터 승승장구했다. 특히 벼슬길에 나가서는 정조의 큰 신임을 받았다. 소울메이트라고 할 정도로 정조는 다산을 특별히 여기면서 조선 후기 개혁을 같이 하고자 했다.


정조의 명을 받고 암행어사로 나가게 된 정약용은 기존 탐관오리들이 백성의 재물을 모두 빼앗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그 탐관오리들은 정조의 최측근도 있었다. 대쪽같은 다산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의 죄를 낱낱이 기록하여 상소를 올렸다. 이 중 서용보라는 인물도 포함되었는데, 이 사람으로 인해 추후 다산은 결국 인생이 바뀌게 된다. 그들의 모함으로 우선 다산도 벼슬길을 그만두고 내려간다.


후일을 도모하던 중에 정조가 갑자기 사망한다. 그 이듬해 천주교를 믿는 사람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는 사건이 일어난다. 여기에 연루되어 결국 다산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난다. 셋째 형 정약종은 끝까지 굴복하지 않고 순교를 당한다. 얼마전 개봉한 영화 <자산어보>에 나오는 둘째 형 정약전과 다산은 마지막에 천주교를 버리지만 그 댓가로 유배를 가게 된다. 자식들의 벼슬길이 막혔다.


나주까지 같이 내려간 두 사람은 이제 언제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고, 집안 자체가 몰락한 현실에 절망했다. 그 날 이후로 약전이 흑산도에서 죽을때까지 두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다산의 마음도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승승장구하다 하루 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진 사람의 심정은 참담하다.


많은 분야에서 학문의 성취를 이루었지만 보고 싶은 가족도 보지 못하는 그 서글픔에 다산도 처음에 술을 많이 마셨다. 그 마음고생으로 마음공부가 필요하여 소학과 심경에 심취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 집필에 몰두했다. 그 결과가 수 백권의 책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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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로 인해 하루하루 억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생존까지 위협받게 되자 마음이 아프고 힘든 사람이 많다. 그 외부요인으로 마음이 휘둘리다 보니 상처받고 자꾸 약해진다. 미처 정리하지 못한 인생의 미련들이 남아 그것이 쌓여 독이 된다. 상처받을 일이 많다 보니 세상이 분노로 가득 차 작은 일에도 쉽게 예민해진다.가진 자는 더 가지기 위해 욕심을 부리고, 없는 자는 결핍으로 인해 마음이 공허하다고 했다. 흔들리기 때문에 방황하고 상처받는 것이다. 신이 아닌 이상 그 흔들리는 마음을 어떻게 잘 다스리느냐에 중점을 두었다. 또 세상에 어떻게 해야 지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을지, 세상에 휘둘리지 않고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2030 시절 나도 참 많이 방황하면서 세상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내 안에 화와 상처가 가득했다. 혼자만 힘들다고 생각하며 죽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 시절에는 내 마음이 아프고 흔들린다는 사실을 몰랐다. 마음공부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했는데, 이해하지 못했다. 읽고 쓰는 삶을 만나면서 마음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다산의 말씀대로 마음과 생각은 계속 흔들리는 게 정상이다. 인간은 원래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신이 아닌 이상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이나 요인으로 마음이 아프고 흔들리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가 유일하게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이 그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나의 마음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모든 것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고난이 있더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지금 그 일도 나에게 의미가 있음을 알고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마음은 원래 흔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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