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한 아이가 있다. 공부하라고 하면 공부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고 하면 그대로 따른다. 부모님의 말씀이 곧 규칙이라 순종한다. 학교에 가면 선생님의 말씀이 법이라 하여 잘 따른다. 성장하면 사회에서 정해놓은 규칙에 따라 행동하고 잘 지킨다. 이런 사람을 보통 “룰 팔로워(rule follower)” 라고 한다.
마흔전까지 나는 룰 팔로워였다. 사회가 만든 기준대로 살았다.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 취업한 뒤 결혼하는 그런 루트를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 믿음 아래 나만의 기준을 정했다. 20살에 대학에 가고, 27살이 되면 취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5년 정도 일하면 돈이 모일 거 같아 32살에는 결혼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결혼하고 나서 마흔 전에 직장에서 일로써 성공하면 남은 인생은 탄탄대로라고 믿었다. 기준대로 되지 않으면 사회에서 도태된다고 여겼다. 어떻게든 세워놓은 나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계속 들이대었다.
고2 겨울방학부터 1년동안 미친 듯이 공부했다. 그 결과 수능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20살에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군대를 마치고 복학하고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여 졸업을 한 달 앞둔 27살에 작지만 첫 회사에 입사했다. 입사 2년만에 첫 회사에서 월급이 밀리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직을 통해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남보다 외로움을 많았던 나는 빨리 결혼하고 싶었다. 몇 번의 크고 작은 연애 끝에 지금의 아내와 32살에 결혼했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그 기준을 충실하게 아주 잘 지켰다. 전형적인 룰 팔로워였다.
이제 마흔 전에 사회적인 성공만 남았다. 이 목표만 다룬다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간다고 굳게 확신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로 흘러갔다. 발주처와 지자체의 갑질, 업무 실수로 인한 상사의 갈굼 등으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서툰 감정과 여린 마음으로 위축되고 상처를 많이 받았다. 시키는 대로 열심히 하여 나름대로 성과도 냈지만, 실패가 더 컸다. 그 대가는 너무 가혹하고 냉정했다. 지금까지 규칙을 잘 지키면서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사회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생각했던 모든 것이 무너졌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한꺼번에 왔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놓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가족과 내 자신을 위해 다시 한번 살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에서 만난 저자들의 삶을 보면서 많이 배우게 되었다. 그들도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이나 규칙에 맞추어 잘 살다가 예기치 않는 사건으로 인해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지만 다시 극복했다. 극복할 수 있었던 공통점이 바로 그 기준을 깨는 것이었다. ‘룰 브레이커’가 되었다. 이미 있던 기준이나 규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삶을 살고 싶어 깨버렸다. 나도 내 자신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부터 나만의 룰브레이커 인생이 시작되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인생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책을 출간하는 작가나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타인에게 알려주는 강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남들이 뭐라고 해도 비아냥 거려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진행했다. 그렇게 6년째 살다보니 남들에게 이젠 작가라는 호칭이 낯설치 않게 되었다.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대로 잘 따르고 안정적으로 사는 것도 물론 나쁘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살아갈 시대는 이제 예전의 규칙이 먹히지 않을 것이다. 그 규칙만이 맞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그 시대에 맞는 새로운 규칙이 낯설지도 모른다.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취업하고 결혼하는 것이 맞는 세상은 이제 지났다. 룰을 깨뜨리지만 자신만의 멋진 콘텐츠로 무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룰 팔로워가 아닌 룰 브레이커로써의 삶을 살자.
#룰팔로워 #룰브레이커 #앞으로의인생 #파괴 #따르지말자 #가즈아 #나만의인생 #실패 #노력 #발견 #인생 #글쓰기 #글 #인문학 #마흔의인문학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