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서러움의 연속이다

윤여정 배우

by 황상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것은 전 세계 영화인들의 꿈이다. 그런 꿈의 무대에서 우리나라 중견 배우가 상을 받았다. 그야말로 국가대표가 금메달을 딴 것과 같다. 그 배우는 70대 중반이 된 윤여정이다. 참으로 나이에 맞게 품격있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갖춘 멋진 배우이다. 이번에 ‘미나리’라는 영화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작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감독상, 작품상 등을 휩쓴 이후로 맞는 또 한번의 쾌거였다.


상을 받은 후 소감을 담담하게 말하는 윤여정 배우의 모습에서 그가 살아온 인생이 보였다. 사실 그녀가 이번 상을 수상할 때까지 탄탄대로를 달려온 배우라고 생각했다. 한번의 실패도 겪지 않고 자기관리를 잘해서 몇 십년동안 정상의 위치를 지키는 줄로만 알았다. 수상소감 중에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일했다고 밝혔다. 과연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윤여정 배우의 인생 이야기가 궁금하여 한번 검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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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반에 우연치 않게 연예계에 데뷔하여 조선시대 장희빈 역할로 큰 인기를 얻은 그녀는 요새 바람잘날 없는 가수 J와 사랑에 빠진다. 불같은 연애 끝에 그와 결혼하고 연예계를 떠났다. 바로 J와 미국으로 떠나 결혼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자식을 낳고 내조에 힘썼다. 그러다가 J가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서 그녀에게 이혼을 요구하게 된다.


쿨하게 J와 이혼하고 두 자식을 데리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지만, 이혼녀라는 굴레 때문에 아무도 그를 다시 배우로 써주지 않았다. 당장 생계와 아이들 육아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던 그녀는 예전 화려했던 영광 따위는 잊고 현실적으로 계속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다. 드라마 영화에서 역할이 들어오면 단역도 마다하지 않고 연기했다고 전해진다.


그녀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이 이혼 후 복귀하고 나서 그녀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었다. 다시 연기를 하고 싶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어서 엄청 서러웠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참아야만 했다는 이야기에 참 공감했다. 9년전 다니던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일자리를 얻기 위해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에게 부탁했지만 냉정하게 거절하는 모습에 많이 서러웠다. 그들이 힘들 때 바쁜 시간 쪼개서 내 일처럼 도와주었다. 내가 힘든 상황이 생기면 당연히 도와주겠지 라고 생각했던 게 바보였다. 내가 베풀었던 은혜는 이미 잊은지 오래된 사람들이었다. 결국 본인 스스로 필요할 때만 찾았는데, 그것을 간파하지 못하고 순진하게 믿었던 내 잘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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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배우는 한 인터뷰에서 인생 자체가 서러움의 연속이라 했다. 그 서러움을 느껴서 연기를 포기했다면 지금의 자리에 없었을 거라고 하면서 연기는 돈이 급할 때 가장 잘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녀는 연기-집-육아-연기-집-육아의 패턴만 반복하면서 서럽더라도 이 악물고 버티면서 연기생활을 이어왔다면서 그 시간 덕분에 연기도 늘고 오래 배우 생활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지금도 인생을 살다보니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억울한 일을 당하기도 한다. 억울하다고 아무리 떠벌려봐야 상대방은 듣지 않는다. 어줍잖은 위로나 겉으로 하지 자신이 당한 일이 아니기 때문에 그 받는 설움은 오로지 자기 몫이다. 2012년 봄이 나에게 그랬다.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지만 철저하게 세상에 버려졌다. 절망적인 날의 연속이었다. 그 누구도 나 대신 그 시련을 대신 살거나 겪어주지 않았다. 오로지 나 혼자 버티고 이겨내야 했다. 여기서 무너지면 인생 자체가 끝나니까 어떻게든 이 악물고 견뎌야 했다. 그리고 나서야 인생은 원래 공평하지 않구나 라고 느끼게 되었다.


여전히 내 인생은 왜 이렇게 풀리지 않을까 라고 신세한탄 하는 사람들에게 고한다. 윤여정 배우 말대로 원래 인생은 서럽고 치사하고 더러우며 불공정과 불공평의 연속이다.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결국 내가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의도치 않지만 여전히 서러울 때가 많은 요즘이다. 그래도 살만하니까 견디면서 오늘도 살아간다. 서럽다면 울어라. 어딜가도 그 서러움은 결국 내가 극복해야 하고 가져가야 하는 숙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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