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참마속의 제갈량과 무한도전의 김태호 피디 1.

마속을 참하는 제갈량의 심정

한때 우리나라 청소년 필독서에 항상 들어가 있는 삼국지는 몇십년 째 베스트셀러이다.


물론 허구냐 사실이냐 에서부터 삼국지를 10번 읽으면 처세의 달인이 된다는 등등 허무맹랑하고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삼국지 한번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며 그 안에 워낙 많은 이야기, 에피소드 들이 있어 그 중 몇개의 에피소드들 쯤은 달달 외우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 만큼 삼국지에는 다양한 인물, 다양한 이야기 들이 총망라되어 있는 인간세상 대서사시라 불러도 손색 없을 듯 하다.


모르면 간첩일 듯한 제갈량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삼국지를 완독하였거나 정말이지 관심이 많은 사람 외에는 대부분 유비가 죽은 후의 제갈량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지만, 제갈량의 활약은 유비 사후 더 대단하다. 유비 사후 촉나라에서 오호 대장군이라 불렸던 삼국지의 주조연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지지만, 제갈량은 더 빛이 난다. 지금으로 따지면 입법, 사법, 행정, 군사 까지 모두 제갈량이 챙기고 심지어 북벌까지 직접 수행하였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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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은 그 만큼 쉴새 없이 일했는데 북벌 도중 마속에게 중요한 임무를 내린다. 가정이라는 요충지를 굳게 지키라는 임무였는데 마속은 호승심에 그만 그 임무를 실패한다. 여기서 제갈량은 중대한 결단을 하게된다.

실제 마속은 마량의 아우로써 제갈량과는 아주 가까운 사이였는데, 중요한 임무에 실패한 책임, 본인이 먼저 죽음으로써 임무를 완수하겠다는 사전다짐 등을 고려하여 눈물을 머금고 참형을 내린다. 여기서 '읍참마속' 이라는 고사성어 가 생긴 것이다.


말그대로 풀이하면 울면서 마속을 참하다. 이며, 그 안의 사연은 위의 내용과 같다. 이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크게 엇갈리는데, 군율을 엄히 집행하여야 하는 제갈량의 심정과 당시 상황(결정적인 북벌의 실패)을 이해하는 측면이 있는가 하면

촉나라는 일개 궁벽한 나라로 인재가 위나라보다 적은데도 법을 위한답시고 소중한 인재를 죽였으니 대업을 이루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었으며, 마속을 과대 평가했다면 선주의 경고를 어긴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유익한 인재를 죽인 꼴이다. 마속의 재능과 그릇을 헤아려 임무를 부여해야 했다. 이로 본다면 제갈량을 지혜롭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마속을 높이면서 제갈량을 강하게 비판한 견해도 있다.


우리가 여기서 경계하고 살펴봐야 할 점은 스타트업 리더로써 과연 인재라고 하는 사람의 실수나 과오를 어디까지 덮고 끌고 같이가야하는 것인가 라는 점이다.

스타트업 위자드 웍스의 리더로서 '스타트업 생존의 기술' 저자인 표철민 작가는 책에서 직원에게 크게 배신당한 사실이 있었음을 고백한다. 작가는 당시 수 년간 경리업무를 전적으로 맡기고 신뢰했던 직원의 횡령사건으로 크게 실망한 사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직원의 과오는 작가와 같은 케이스는 아니다. 삼국지의 마속처럼 잘 해보려고 하다가 과오를 범한 경우 예컨데, 회사의 실적과 관련된 과오, 업무실수, 능력이나 성실성에 관한 부분 등을 말하는 것이다.(범죄를 저지르거나 회사나 리더를 배신하는 경우에도 끌어안고 같이 갈 수 있다면 그건 종교지도자이지 회사의 리더의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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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비교해보고 싶은 인물이 그 유명한 무한도전의 김태호 피디이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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