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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Oct 25. 2016

Can only happen in dreams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일들

뉴스를 아예 안보다 보니, 세상이 무슨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살고 있다. 다른 곳에서 벌어지는 다른 사람들 얘기 몰라도, 사는 데는 불편한 건 없다. 오히려 그걸 아는 순간 갑자기 내 삶은  불편해지게 되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생긴다.


정치 공학이라는 말을 개무시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그 나름대로 '직업'일 수 있고, 그게 그들의 사는 방법이란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하자고, 유연한 자세를 갖자고 마음먹었다. 나이를 먹고 힘이 떨어져서 그렀든, 실제로 쪼끔은 현명해진 것이든, 것도 아니면 세상에 무관심해진 것이든, 혹시 변절을 한 것이든...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 얼핏 재단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전경련이 나오고, 그러다 차은택이라는 이름이 들리고, 최순실이라는 이름까지 나오길래, 어느 날 이게 과연 무슨 일인가? 해서 드디어 뉴스를 찾아보기로 했다. 거의 3일 동안 그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찾아 읽어 보았다. 신문사의 기사에서부터 위키, 커뮤니티의 글 등... 가능하면 많은 정보를 보려고 했다. 관계 순, 시간순, 관점별로 보이는 대로 열심히 찾아봤다. 그리고 어느 정도 하나의 이야기가 머리 속에 그려질 무렵.... 이게 과연 실제로 벌어질 수 있는 일인가? 의심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늘 그래 왔듯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루머라고 믿고 싶은데) 시간이 지나면 '사실'로 밝혀지곤 한다. 꿈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들이 '진짜'로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불가능은 없다. 


돈, 명예, 권력 중에 하나만 고르라면 권력이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권력을 좇고 권력을 잡는 건 죄가 아니다. 좀 더 관대하게 생각해서 그 과정에 좀 비겁한 방법이 있을 수도 있다. 용서는 못해도 이해는 한다. 누군들 안 그럴까? 솔직하게 나도 그런 꿈 꾼다. 내게 힘이 있다면, 나에게 권한이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바꾸고 싶은 것도 많다. 개인적인 어려움에서도 벗어나면 좋겠다고 생각도 한다. 다른 누군가도 이런 생각과 바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말이다. 다 이해한다고 쳐도, 다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한다고 쳐도.... 권력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고작 자식 대학 보내고 먹고살게 해주는 것이라면 그건 너무 슬프다. 겨우 그것 때문에? 돈을 그렇게 많이 모아서 고작 하는 일이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전부다? 왜? 그게 부모 된 도리니까? 이건 이해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서글픈 일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바란다. 그저 이 모든 게 꿈이기를, 꿈이라서 벌어지는 일들일뿐이라고... 깨어나면 그저 개꿈 꾸었다고 훌훌 털어 버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In Dreams Album (Roy Orbison, 1963)

In Dreams (by Roy Orbison): 2분 48초

작사/작곡: 로이 오비슨(Roy Orbison)

1963년 2월 싱글 발매, 같은 해 7월에 같은 타이틀로 발매된 앨범에 첫 번째 곡으로 수록

로이 오비슨은 꿈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을 하는 것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이 곡도 마찬가지... 영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식으로 보면 일정의 허세 혹은 신비주의 아닐까? (그냥 초우량 아침형 인간일 뿐이었는데... ㅋ)

이 곡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데이비드 린치(David Lynch) 감독의 영화 'Blue Velvet(1986)'다. 왜냐하면 이 기괴한 영화의 주연이 바로 이 노래였으니까. 대학교 다닐 때는 영화에 빠져있었을 때라 챙겨보긴 했지만, 당시에도 이 영화 자체는 기괴함 그 자체였다. (그런데 이 영화보다 더 기괴한 일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곡은 당시에 표준으로 생각했던 곡의 구성에서 벗어나 있다고 하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7개의 파트가 다 다르게 구성되어있다고 한다. 내 경우는 들으면서 그걸 잘 못 느끼는데, 반복되는 가사도 있으니까, 곡도 주요 파트가 반복되는 것처럼 들린다. 다만 시작부터 끝까지 하나로 주욱 이어지는 느낌은 있다.

이 곡에 대한 에피소드가 꽤 많이 있는데, 그만큼... 의미 있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노래가 좋다. 로이 오비슨의 보컬과 연주도 잘 어울린다. 사운드도 깨끗한 편이어서 1963년에 녹음되었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정도인데, 기록에 따르면 1987년에 다시 녹음했다고 한다. 아마도 지금 듣는 음원들은 이때 녹음된 버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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