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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Dec 13. 2016

용서하지 못하는 것들

Is there a time for....(Miss Sarajevo)

1.'내로남불'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인 말이다. 가장 싫어한다. 말 자체가 아니라, 이런 태도와 정신을 가진 사람을... 용서가 안된다.


더 큰 문제는 내가 이 말을 폭넓게 해석한다는 점이다.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은 물론 '표리부동'처럼 겉과 속이 다른 경우도 해당되고, 남을 헐뜯는 경우도 해당된다. 이기적인 태도도 해당된다. 조직(패거리) 문화, 학연이나 지연도 결국은 이기주의의 확장이다. 결국 세상은 내가 용서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 핵심은 남을 보는 태도가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다. 자신에게 한 없이 관대한 사람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사람들은 행복한 경우가 많다. 심각한 문제다. 행복한 사람들도 내가 용서할 수 없는 것일까? 그리고... 동일한 맥락에서 나 자신을 용서하는 일도 힘들다.


2. 말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도 용서하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다. 그래서 '관리'라는 단어를 싫어하는 편이다. 물론 관리(Management)는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 관리가 말로 다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크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평론가라고 하는 사람들이나 강연하는 사람들도 비슷한 이유에서 잘 용서가 안 되는 사람들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기자와 정치인도 해당될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사람을 꼽기 싫어서 직업군을 싸잡아 이야기할 뿐... 전체가 아니라 그저 그럴 가능성이 높다 정도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3. 허세도 용서 안 되는 것 중에 하나다. 이게 내 속을 가장 긁는 것 중의 하나인데, 보통 사람들과 일상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돌아가신 작은 아버지와 꽤 오랜 시간 함께 살았는데, 그 허세가 일종의 트라우마처럼 남아서 돌아가셨을 때는 오히려 서글픈 감정이 배가 되기도 했다. 다만 그래도 나는 (죄송스럽게도) 용서하지는 못했다.


스스로의 존재감을 찾기 위해서 허세 비슷한 게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것마저 없다면 도대체 내가 왜 사는지, 왜 살아 있는지 이유를 찾기 힘들 때도 있다. 인정한다. 하지만 그런 걸 허세와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는 아니다.


허세는 진실된 과장이다. 진실도, 과장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진실된 과장은 나쁘다. 그 안에 희생된 다른 사람의 삶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면 마음이 좀 넓어진다는 얘기를 듣고 기다려 왔는데, 여전히 내게는 용서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이것도 용서하기 힘든 것 중에 하나다.


4. 마지막으로 이런 것들이 나하고는 상관없다고 잡아떼는 사람들은 진짜 용서가 안된다.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해서는 그래도 용서할만한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Miss Sarajevo Single (Passengers, 1995)

Miss Sarajevo (by Passengers feat. Luciano Pavarotti): 5분 41초

작사, 작곡: Passengers

(Passengers는 U2와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의 공동 작업에 대한 프로젝트 명이다. 김동률과 이적의 '카니발' 같은 경우다.)

1995년 발매된 Original Soundtracks 1에 7 번째 곡이며, 유일한 싱글 발매 곡이다. 이 앨범은 어느 한 영화의 사운드트랙이 아니라 U2와 브라이언 이노가 공동으로 작업한 영화 삽입곡들을 모은 앨범이다.

Miss Sarajevo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제곡이다. 사라예보의 지하 시민저항운동(보스니아 내전)에 대한 다큐멘터리로 빌 카터(Bill Carter)라는 저널리스트와 보노(Bono)가 공동으로 제작한 영화다.

U2가 아닌 Passengers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 일부 U2의 팬들과 (일부) 멤버들은 불만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보노(Bono)는 좋아하는 노래라고 밝힌 바 있다.

조지 마이클(George Michael)이 'Songs from the last century'앨범(1999년)에서 커버한 바 있다.

최근에 가장 많이 듣고 있는 곡이다. 대중가요에 성악가가 피처링하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이동원의 '향수', 이문세의 '겨울의 미소' 등이 대표적이다.), 짧아서 더 임팩트가 있는 것 같다. 길을 걸으며 듣기에 딱 좋은 멜로디와 리듬이다. 가사와 뮤직 비디오도 잘 어울린다. 이름 빼고는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어차피 U2의 곡이라고 할 거면서 뭐하러 '패신저스(Passengers)'라는 이름을 사용했는지... 모르겠다.)

패신저(Passenger)라는 영국 출신 포크 뮤지션이 있다. 원래는 밴드였다가 솔로로 나오면서 밴드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 둘을 헷갈렸는데, 이 곡도 패신저의 곡인 줄 알았다가 목소리가 이상해서 혼란스러웠다. (이들뿐만 아니라 스웨덴 출신의 메탈 밴드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보노라고 생각하기에도 음악의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ㅠ.ㅠ 브라이언 이노의 존재를 몰랐으니...) 그냥 파바로티의 곡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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