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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Dec 25. 2016

혼자인 당신은 행복할 자격이 있다.

A guide for solo to enjoy christmas

혼자인 사람들을 위해서 제시한다는 것이 고작 '혼자인 사람 모여!'라고 하고, 결국 뜯어보면 혼자인 사람을 여럿으로 만들어 버리는 해법에 짜증 나기도 하고... 해서 '혼자서 즐기는 크리스마스'를 생각해 보았다.


혼자인 (단점도 있지만)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고정관념을 깬다거나 완전히 혼자만의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니... 혼자인 당신이 괜히 외로움에 의기소침하거나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당신은 이미 아무것도 안 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고 또 아무것도 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동안의 노하우를 모아서 혼자서도 행복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방법을 공개한다. 어느 정도는 검증된 방법이고 여러모로 비교해 봐도 만족도가 결코 다른 어떤 것에 비해서도 뒤지지 않는다. 그러니 어차피 혼자인 당신, 한번 믿고 따라 봐주면 괜찮을 듯싶다.


혼자인 당신(그리고 나).... 아마도 오래전 혹은 최근에 이별을 했을 것이다. 결국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서 따로 떨어져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굳이 크리스마스에 무엇을 해야 한다고 스스로 조바심 낼 필요 없다. 혼자인 당신이 세상에 상대적인 우월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바로 아무것도 안 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아무것도 안 하는 자체로도 당신은 이미 승리자다.


하지만 혼자인 당신. 특히나 크리스마스 같은 때는 다른 사람의 행복을 볼 때마다 스스로 자책할지도 모른다. 나는 왜 다른 사람처럼 무던하게 살지 못할까... 등등. 그럴 필요 없다. 당신도 행복하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 행복은 남과 같이 있다고 해서 충족되거나, 혼자라고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이 아니다. 혼자인 당신...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일단 크리스마스라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필요가 있다. 당신에게는 그저 똑같은 날의 반복이다. 다만 쉬는 날이라는 것만은 아마도 영원히 변함이 없을 것이다. 억지로 누군가를 만날 필요는 없다. 괜히 그 누군가에게 연락을 했다가 '어, 나 그날 약속 있는데...'라는 답을 들으면 아플지도 모르니까.


특별히 크리스마스는 전날부터 시작이다. 그러니까 12월 24일 저녁부터가.... 크리스마스의 시작이고, 25일 오후쯤 되면 뭐 중요한 시간대는 이미 지났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제시하는 가이드는 24일 오후부터 시작한다. 만약 24일이 평일이라면 열심히 할 일을 하면 된다. 만약 주말이라면 아무것도 하지 말자. (잠을 평소보다 많이 잔다거나... 하는 것도 괜찮다.)


오후 6시쯤... 이제 본격적으로 즐길 시간이다. 일단 당신이 필요한 것은 당신 취향에 따른 알콜성(혹은 비알콜성) 음료와 간단한 먹거리 정도다. 그리고 오디오 시스템(안되면 휴대폰에 이어폰이라도)과 비디오 정도? 그리고 스스로 행복하고자 하는 마음 가짐이다.


혼자인 당신 우선은 저녁을 드시라 괜히 끼니 거르지 말고... 천천히 저녁을 먹으면 좋다. 당신의 집이 있다면 집에서 약간은 풍족하게, 만약에 외식을 한다면 아무래도 사람 없는 식당이 좋다. 끼니는 때우는 게 좋다. 이제 준비는 다 되었다. 이제 당신은 행복할 일만 남았다.


누가 뭐라 해도 크리스마스는 레게다. 레게에 대해 잘 모르겠다면 일단 밥 말리를 준비하면 된다. 'No Women No Cry', 'Three little bird', 'One Love' 이 세곡을 들어 보라. 두세 번 반복해서 들어도 좋다. 음악을 들으면서 술을 마셔도 좋고 그냥 음료를 마셔도 좋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면 된다. 아무도 보는 사람 없다. 당신은 혼자니까... 마음껏 리듬에 몸을 맡기고 당신이 즐기고 싶은 그대로 몸을 흔들든 그저 소리를 즐기든... 괜찮다. 다만 혹시라도 라이브 버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시간은 잘 간다. 다른 레게 음악도 섞어도 되고, 밥 말리의 다른 좋은 곡도 좋다. 아마도 2시간 정도는 충분할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고 나면 마무리가 필요할 것이다.  이때는 Playing For Change의 곡을 들으면 된다. 연속성도 있고 자연스럽게 진정 효과를 낼 수 있다. 'Imagine'과 'One Love'로 마무리를 하자. 이 정도쯤 되면 어느 정도 풀 것은 다 풀어졌을 것이다. '뭐, 혼자가 어때서.... 혼자서도 충분하잖아?'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 몸을 흔드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12시쯤... 24일에서 25일로 넘어갈 때다. 잠깐 정도 깊이를 찾을 시간이다. 혼자가 아니면 제대로 즐기기 힘든 시간이다. 아무런 소리다 없어도 좋고, 그게 아직 견디기 힘들면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의 'Treaty'를 들으면서 차분히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보낸다. 막상 지나고 나면 시간은 얼마 안 된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당신은 그 누구보다도 깨끗하게 정화될 수 있다. 당신은 혼자니까....


이제 당신은 시간을 보낼 무언가가 필요하다. 영화 하나 정도 보자. 추천할 크리스마스 영화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이 영화가 왜 크리스마스 영화인 가는 묻지 않아도 좋다. 말 그대로 '그냥' 보면 되니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가끔 실없는 웃음 정도 날려 주면서 눈 앞에 화면을 즐기면 된다. 괜히 '러브 액추얼리(Love Actually)' 같은 영화 보면서 지난 시간을 추억하지 않기를 바란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 중에서도 꼭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다. 이건 혼자인 사람을 위한 크리스마스 영화 맞다!!!


영화를 보고 나면 이제 잘 시간이다. 지난 저녁부터 충분이 알콜성(혹은 비알콜성) 음료를 마신 당신은 이 영화가 끝나고 나면 이제 편안한 잠을 잘 여건은 마련되었을 것이다. 언제 일어나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12월 25일은 앞으로도 영원히 휴일일 테니까... 


충분히 자고 일어난 당신..... 25일 아침에는 'One day like this (by Elbow)'를 들으며 천천히 창 밖을 음미한다. 이미 시간은 오후와 가까워지고 있을 것이다. 노래를 따라 불러도 좋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대개는 24일까지 유효한 경우가 많다. 거기에서 벗어나 당신은 당신만의 캐럴을 즐기며 성탄절의 브런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혼자인 당신.... 그럼에도 당신은 행복할 자격이 있다. 차별이 없는, 편견이 없는 계절. 맞다. 크리스마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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