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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Dec 08. 2016

'도움'의 한계와 책임은 어디까지?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nds

내가 망한 가장 큰 원인을 찾는다면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이 '도움'이다. 시작은 늘 그렇다. 어디선가 누군가에게서 연락이 온다. 좀만 도와달라고.... 내 원칙은 그랬다. 내가 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도와주어야 한다. 때문에 웬만한 경우는 거의 'Yes'다.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하게 되면 그 '도움'의 크기는 커진다. 상대방은 '네가 도와준다고 했으니까'라기보다는 '네가 (공짜로)해준다고 했으니까'라는 자세로 접근하고 내게 책임을 떠 넘긴다. 어떤 경우는 비용을 지불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한마디로 '도움'을 수락하는 순간 갑을이 바뀌어 버리고 만다. 매번 그 사실을 알면서도 또 당하고 만다.


반대로 내가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처음부터 도움의 범위를 가능하면 자세하게 얘기해 준다. 어떤 사람을 소개하여 달라고 하는 경우는 말 그대로 소개만 시켜 주는 것만, 그다음에 일이 성사되고 안되고는 내 책임이니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반대로 내가 도움을 주는 경우는 이게 '내가 얘기해 봤는데, 못하겠데. 네가 좀 설득해 주면 안 돼? 다른 대안이 없어'이런 식으로 확장된 요청이 온다. 그리고 나는 그 함정에 빠지고 만다.)


'도움'이란 선의의 행동이다. 그런데 도와 주고도 결국 욕먹는 경우도 많고, 그렇게 해서 스스로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사회에서의 평가는 간단하다. 그렇게 도움을 준 사람은 바보가 되고, 반대로 도움을 얻어내는 사람은 능력 있는 사람이 된다. 현실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수긍은 하지만, 뒤돌아 생각해 보면 뭔가 이상하다. 애초에 '도움'이란 개념이 없다면 모르겠지만, 왜 도움을 주는 사람은 병신이 되고, 도움을 받는 사람이 영웅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굳이 해결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면 '일에는 도움은 없다'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일이란 어떤 경우든 거래 관계가 되어야 한다. 일에서의 도움이란 건 '무보수(혹은 무비용)'를 의미한다. 만약 이런 전제가 성립된다면 도움 요청을 받아들이는 경우, 수용하는 사람에게 책임이 갈 수밖에 없다.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의 경우는 악독한 사람이 될 수는 있겠지만, 유리한 계약을 이끌어 내는 능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씁쓸해지는 건 '도움'이란 말을 통해 그런 거래 관계를 선의(혹은 자의)로 둔갑시키는 착시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나는 여전히 '도움' 요청이 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도와줄 것이다. 그러나 한 번쯤은 내가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어떤 종류의 일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내가 어떤 능력이 있으니까, 나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고 치자. 나는 그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다. 술집에 가서 술이 많으니까, 좀 도와달라(술을 달라)고 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나도 마찬가지다.


With a little help from my firends Single Cover (Beatles, 1967)

With a little help from my frieds (by The Beatles): 2분 44초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와 이어 듣는 경우에는 4분 46초 (두 곡이 이어져 있다)

작사/작곡: Lennon-McCartney

1967년 7월 1일 발매된 비틀스의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의 두 번째 곡. 싱글은 1978년도에 발매되었다. (이 싱글의 뒷면이 'A day in the life'라고 한다. 앨범 전체가 한 덩어리처럼 들리기 때문에, 싱글이 큰 의미가 없긴 하지만...)

처음부터 링고 스타가 보컬을 맡는 것으로 하고 곡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곡이 들어진 과정은 비틀스의 전기 등을 통해 자세히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 곡은 조 카커(Joe Cocker)의 커버가 매우 유명하다. 몇몇 매체에서 최고의 역대 최고의 커버로 손꼽히는 데, 지미 페이지(Jimmy Page)가 기타 세션을 맡았다. 원 곡에 비해 엄청나게 과격한 곡이다. 그럼에도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기도 했고, 1969년 우드스톡에서 라이브 공연장면이 다큐멘터리 영화에도 포함되어 있다. 1983년에는 'The Wonder Years'라는 TV 드라마의 오프닝 테마곡으로 조 카커의 버전이 사용되었다.

50여 개의 커버 버전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대부분 동요스러운...(링고의 보컬 곡이 대체로 그러하듯이) 아니면 귀엽고 사랑스럽게 편곡된 것이 많다.

내가 좋아하는 커버는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인 'Across the universe'에서 두 남자 주인공이 부르는 버전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바로 그 뮤지컬처럼 여러 사람이 같이 끼어드는 형식이다. 이 곡이 좋아서 OST를 구매했는데, OST 버전에서는 약간 헤비 하게 편곡되어 있다(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라 좀 더 가벼운 버전이라고!!!). 그래서 영화에서 오디오만 따라 따서 mp3로 만들어 놓기도 했다. 어떤 곡들은 연주가 없었으면 하는 것들이 꽤 있다.

https://youtu.be/Zx6ERscWy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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