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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Nov 20. 2015

Who knows, who cares for me

C'est la vie - '인생이 다 그렇지'

요즘 만큼 주위의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누군가는 제법 잘 살고 누군가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그런 것 같았는데, 요즘은 너나 없이  힘들어한다.


이유도 여러 가지다. 일이 꼬인 사람도 있고, 사업이 안 되는 친구도 있고, 직장을 찾느라 고민 중인 사람도 있다.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기도 하고, 돈 때문에 고통받기도 한다. 사랑이 지랄 맞고, 하루하루 사는 게 지루한 사람도 있다. 경제 침체기니 많은 사람들이 여유가 없어진다. 그리고 40대가 되면  돈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심리적으로도 여유가 없다. 집이든 직장이든 짊어져야 할 책임이 무겁다.


울고 싶은 건 오히려 사치다. 어디 가서 답답함을 토로할 기회도 없다. 그저 벙어리 냉가슴 앓듯 묵묵하게 하루하루 힘겹게 버틴다. 순간순간 지루하다가도, 지나고 나면 한 것도 없이 하루는 빨리도 간다. 사는 이유, 살아있는 기쁨은 잊은 지 오래다.


나도 뭘 어떻게 해줄 수가 없다. 나라도 들어 주는 것이 최선이다. 그나마도 내  이야기하게 되면 들어 주는 것도 아니게 된다. 마음이 편치 않다. 뭐라도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힘내라고 말해 주는 것조차 뻘쭘한 상황들의 연속이다. 우리는 얼마큼 잘못 살았나? 하는 회의감도 든다.


그럼에도 이건 우리만이 가진, 나만이 가진 문제는 아닐 거라 생각한다. 과거에도 이런 시절이 있었고, 나의 삶을 돌아봐도 이런 시절이 지금 처음 겪는 것은 아닐거라 생각한다. 비록 지금은 잊었지만, 20대 후반에도 이만큼은 절망 적이었었을 것이다. 나의 아버지도 40대에는 무거운 삶의 무게에  힘겨워하셨을 것이다.


봄이 오고,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고 나면 겨울이다. 아침은 밤을 향해 가고, 어두움도 결국 지나간다. 우리는 그 어딘가에 있다. 때론 아침을 맞이 하지 못하고, 밤의 끝자락에서 끝날 수도 있다. 내가 여기서 멈춘다고 봄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계속 가야 한다. 태어나고 죽는 것은 우리가 선택한 것이 아니기에 지금 할 수 있는 건 계속 가는 것일 뿐이다. 그게 인생이다.


 모두 모두 힘내길 간절히 바란다.


*C'est la vie (by ELP): 4분 16초

*1977년 3월 17일 발매

*Emerson, Lake and Palmer(줄여서 ELP라고도 함)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Works Volume 1'의 세 번째 곡

*작사/작곡: Greg Lake, Pete Sinfield

*밴드 이름에 걸 맞게 LP 시절 3명의 멤버가 한 면씩을 담당하고, 나머지 한 면은 밴드 전체가 담당했다. '작품집'이란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혹평을 받은 편

*밴드의 이름은 3명이 동등하게 나오지만, 키보드 연주자인 Keith Emerson이 이끌던 밴드이다. 요즘 식으로 말하면 갓 머슨. 키보드 쪽에서는 세 손가락 안에 꼽히던 인물이다.

*이 곡의 Greg Lake의 파트인 B 면의 곡인데, 킹 크림슨(King Crimson)의 에피타프(Epitaph)의 바로그 목소리다. 작사도 동일한 인물인 Pete Sinfield다.

*록음악 마니아 혹은 ELP의 팬이라면 많은 많은 명곡 중에서 평타 정도 밖에 안 되는 이 곡(비슷한 종류의 발라드 곡도 많다)을 꺼내 들었냐고 반문할 테지만, 음악 만을 얘기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음악이란 게... 그렇다는 거. 평론가가 칭찬했다고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고, 그들이 안 좋아한다고 사람들이 안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모든 음악은 취향 문제. 그러니 더 좋은 곡들은 나중을 위해 아니면 나 자신을 위해 아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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