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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Jul 25. 2017

그때는 그 때고...

We're not gonna take it any more.

사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허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내가 무슨 일을 하고자 한다면 어떤 일을 하려고 하는지 '신고'를 해야 하고, 사안에 따라 신고 자체가 허가의 성격을 지닌 것도 있고, 정말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도 있다. (대부분이 전자이긴 하지만..) 그게 '사업자 등록'이란 것이다. 모든 개인은 사업자 등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법적으로 가상의 사람을 만들어서 사업을 할 수도 있다. 그것을 '법인'이라고 부른다. 엄밀히 말하면 법인을 만드는 절차와 그 법인이 사업을 한다고 신고하는 절차는 구분된다.


우리도 처음에는 개인 사업으로 시작했다. 개인 사업 등록은 절차나 조건이 쉬운 편이다. 그런 절차적인 것보다 어려운 것이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사업에 대한 계획이니 '사업 계획'이다. 우리의 사업 계획은 간단했다. 나와 대표가 각각 하나씩의 프로젝트를 받았고, 그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수입과 지출을 계산했다. 1명 정도 직원을 추가하면 6개월은 버틸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그 6개월 안에 승부를 보자고 결심했다.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을 할 필요가 없었으니 집중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가장 막막한 것은 우리가 사업을 한다는 것을 알리는 문제였다. 우선은 그동안 함께 일해왔던 사람들에게 알리는 정도였다. 그런데 그때만 해도 이런 식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에 대한 격려의 시선도 많았고, 우리 분야에 대한 경쟁도 그렇게 치열한 편은 아니었다. 운 좋게 새로운 일을 하나 받게 되었는데, 견적을 작성하고 수익을 분석한 후에 수익의 일정 부분을 재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엄밀히 말하면 6개월 이후의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우리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데 더 큰 비중을 두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결정이었고, 그 한 번의 결단이 우리는 살리는 큰 기회가 되었다.


요즘에는 사업을 하는 데 있어, 가치와 방향성을 많이 강조하는 편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익이 얼마나 되고 지출이 얼마나 되는지를 잘 파악해야 하고, 실제로 돈이 들어오는 것과 나가는 것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투자를 하든 비축을 하든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매출 기반의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편이다. 매출이 사업 규모를 설명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매출과 수익은 별개의 사안이다.


문제는 6개월, 1년 정도 계획을 한 후에 그 시점이 돌아왔을 때의 평가다. 아니다 싶으면 그 시점에서 과감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그동안 뿌려 놓은 것들이 이제 막 결실을 거두는 가 싶기도 하고, 당장은 실패라고 평가하기 싫은 마음도 있고... 대개 이 시점에서 현금 유동성이 안 좋은 경우가 많다. 결국 조금만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대출을 받는다든지 하는 무리수를 두게 된다. 실제로는 접어야 할 때임에도...


나에게 지금 다시 사업을 하라고 한다면 어떨까?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경험한 지금, 솔직히 말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가 없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다시 내게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이전처럼 하지는 않게 될 것이다. 그 과거가 성공이든, 실패이든 상관없이. 실패야 당연히 개선해야 하는 것이지만, 한번 성공했다고 그걸 끝없이 반복하는 일도 어리석은 일이다.


We're not gonna take it (by Twisted Sister): 3분 38초

작사/작곡: Dee Snider

1984년 발매. 싱글로 먼저 발매된 후에 트위스티드 시스터(Twisted Sister)의 세 번째 앨범 'Stay Hungry'에 A면 두 번째 곡으로 수록되었다. 밴드의 유일한 차트 진입곡인데, 최고 순위는 21위였다. (빌보드 싱글 차트에 오른 헤비메탈 곡이 얼마 안 된다.)

글램 록 밴드인 슬레이드(Slade)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는데, 슬레이드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밴드가 콰이어트 라이엇(Quiet Riot)이다. 따라서 이 곡만큼은 콰이어트 라이엇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국내 발매 시 손에 들고 있는 고깃 덩어리는 삭제되었다. 예전 라이선스 발매 시절에는 이런 식으로 앨범 커버나 금지곡 등 때문에 편집도 많이 되었는데, 최근에는 이 때문에 외국 컬렉터들의 수집 표적이 되고 있다고 한다. 참.... 세상모를 일이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트위스티드 시스터는 보컬 말고는 별로 주목할만한 게 없었다. 헤비메탈 밴드라기보다는 글램 록의 아류 밴드 취급을 받았고, 사실 연주도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보컬 디 스나이더(Dee Snider)의 목소리만큼은 시원시원했다.

특이한 건 이들 곡의 상당 부분이 부와 자식 간의 갈등이나, 교육 시스템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겉모습과는 다르게 뭔가 진지하다.

개인적으로는 초창기 구입 LP 중의 하나여서 애지중지했다. 앨범에는 이 곡 말고 'The Price'라는 발라드가 괜찮았다.

그렇게 잊히나 싶었는데, 1~2년 전 우연히 이들의 자료를 다시 보다가 2004년에 'Still Hungry'라는 앨범이 발매된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 앨범은 'Stay Hungry' 앨범을 다시 녹음한 앨범이다. 호기심에 찾아서 들어 보았는데, 과연~ 연주력은 많이 향상되었다.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좋은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또 재미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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