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turb the sound of silence
1년이란 시간을 오로지 방관자로서 지켜본 2017년. 나는 무엇을 보았을까?
나는 싸움을 보았다.
힘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희망이 없어서 그들은 싸웠다.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지키고자 악착 같이 싸웠다. 나쁜 사람도 착안 사람도 자신들의 삶을 위해서 싸웠고, 싸우고 있다. 나라는 나라대로, 기업도, 종교도... 집단을 이룬 사람들은 힘을 합쳐서 혼자인 사람들은 혼자인 대로... 싸운다. 현실 정치가 권력을 잡기 위한 싸움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어느새 우리의 생활 자체도 정치화되었다. 어쩌면 우리는 문명이 아닌 자연의 생존 법칙이 지배하는 시대로 거슬로 올라가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생존의 법칙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거나...
나는 바벨탑을 보았다.
바벨탑의 실체는 권력이었다. 거대하고 유일한 권력이 무너지고 사람들은 그 권력의 한 조각이라고 부여잡기 위해서 싸우고 또 싸워왔다. 어쩌면 권력이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면 차라리 절대적인 권력이 선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권력의 달콤함을 맛보았다. 권리를 위한 싸움은 그대로 권력을 얻기 위한 싸움이 된다. 싸움도 하나의 의사소통 행위일 수 있지만, 이 권력 투쟁의 세상에서 더 이상 싸움은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애당초 소통은 서로를 알아가고 이해하고 인정하는 과정이었지만, 이제 소통은 나를 주장하고 강요하는 수단으로 변했다. '이게 나야 그러니까 인정해. 네가 어떤 사람인지는 관심 없어. 너는 다 틀렸으니까. 내가 인정 못하니까.'
오직 싸우지 않는 사람들은 침묵하는 사람들뿐이다.
싸움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나의 선택은 침묵하거나, 나가서 싸우는 것. 둘 중의 하나다.
2017년 나는 침묵을 선택했다.
내일이 오면... 나는 또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The sound of sience (by Disturbed): 4분 4초
작사/작곡: Paul Simon
Disturbed의 커버는 2015년 12월 7일 발매. 그들의 여섯 번째 일범 'Immortalized'에 11 번째 트랙이다.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곡으로 1965년도에 발매되었다(싱글 기준). 그들의 데뷔 앨범('Wednesday Morning, 3 A.M.' 1964)에 수록되어 있었는데, 앨범이 망하고 해체되었는데 나중에 인기를 얻게 되면서 그들의 재결합을 이끌었다. 그리고 나온 앨범이 'Sounds of Silence'다. 이때까지만 해도 곡의 제목은 'The sounds of silence'였다.
디스터브드(Disturbed)는 미국 시카고 출신의 헤비메탈 록 밴드로 지금까지 6장의 앨범 중 5장이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는 2000년대의 대표 밴드다. 결성은 1994년이지만, 첫 앨범은 1997년. 그리고 2000년대 들어 본격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하고, 2011년부터 잠정 활동 중단했다가 2015년에 돌아왔다.
딱 내가 일에 파묻혀 있을 때의 밴드라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2000년대 밴드 치고는 담백하고 강력한 사운드(Old school Rock)를 들려주어 좋아하는 중 하나다.
이들의 The sound of silence 뮤직 비디오는 지금까지 유튜브 3억 뷰를 넘겼고, 2016년 3월 말에 있었던 '코난' 쇼에서의 라이브 역시 6천만 뷰를 넘었다. 라이브에서는 보컬의 그로울링이 좀 덜하다. 고음에서는 오히려 살짝 연약한 느낌도 든다. 폴 사이먼이 이 라이브를 보고 직접 '잘했다'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흔히 말하는 폭풍간지 그 자체다.
이 곡의 애매모호한 가사에 대해서 말이 많지만, 내 짐작에는 21살 감성 충만한 때에 쓴 글이 아닐까 생각한다. 누구든 그런 경험 있을 것이다. 나이 들어서 우연히 발견한 청춘 시절의 글들을 읽으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그런 민망함 같은 것... 하지만 이 곡의 라임이나, 멜로디와의 일체감은 완벽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