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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Feb 05. 2018

I want to know what love is

공부와 배움 사이

안녕, 지훈아.

이제 짧은 겨울 방학이 끝나고 다시 학교에 나가게 되겠구나. 어떠니? 아빠의 경우는 그래도 늘 2월은 마음 편했단다. 아직 학년이 올라간 것도 아니고, 그저 한 동안 못 보던 친구들 다시 보는 것이 좋았던 것 같구나.


늘 공부에 대해 불편하고 힘들어하는 너의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마음이 답답해지곤 해. 그런 마음의 짐을 벗어 버리도록 하고 싶은데, 그게 혼자의 생각 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 차리리 마음이 아닌 물질적인 여유라도 있으면 모를까... 지금은 그마저도 안되니 쉽지는 않구나.


이런 이야기는 어떨까? 정확하게 세어 본 것은 아니지만, 학교 다닐 때 보다, 사회에 나와서 공부하고 싶다는 사람들을 참 봤던 것 같아. 게다가 나이를 먹을수록 그런 사람은 더욱 늘어나는 것 같구나. 어쩌면 학생들에게 공부하라고 말하는 어른들이 실은 본인이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 물론 공부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 너희들에게도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하는 것일 테지만... 아빠는 '공부'라는 단어는 싫어하는 편이야.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그냥 비호감이라고나 할까... 대신에 '배운다' 혹은 '배움'이라는 말을 좋아해. 그 편이 조금 더 의지가 반영된 표현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우리는 왜 배워야 할까? 너도 이제는 깨달아 가고 있겠지만, 시험을 보고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해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닐 거야. 그러면 이건 어떨까? 살기 위해서. (뭔가 갑자기 비장해지는 기분이지만..) 한 사람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배워야 한다. 완전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일단은 그렇다고 하자. 그렇다면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은 살기 위한 방법들이 되어야겠지. 이쯤 되면 너도 이상하다고 생각할 거야.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살기 위한 방법들인가?


당연히 너에게는 아닐 거야. 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건 네가 아직 사회생활... 그러니까 정식으로 한 개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는 과정에 있지 않기 때문일 거야. 처음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사람들이 사회에 나와서 비로소 공부하고 싶다, 무언가 배워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때서야 비로소 무엇을 알아야 하고 무엇을 알고 싶은 것인지 스스로 깨닫기 시작하기 때문일 거야. 게다가 점점 더 절실해지겠지.


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네가 스스로 무언가를 알고 싶다고 생각할 때. 그때부터 너의 진짜 배움이 시작될 수 있는 거지. 네가 게임을 할 때도 그럴 거야. 잘 하기 위해서 게임의 규칙은 기본이고, 여러 가지 속성을 알아야 할 거야. 그리고 너는 그런 것들을 배우게 되겠지. 그게 바로 공부의 과정인 거야.


난 네가 즐겁에 배우길 바라. 네가 궁금한 것, 네가 알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했으면 좋겠어. (물론 궁금한 것도 없고, 알고 싶은 것도 없다는 것도 삶의 어느 한 시기에 존재하는 것 같다만..^^;;) 본능적인 호기심이나, 궁금증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건 사람마다 다르니까... 아빠는 우선 네가 '경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구나. 경험이란 게 꼭 어떻게 정해진 것은 아냐. 친구들과 노는 것도 경험이고, 혼자서 산책을 하는 것도 경험이지. 그런 경험을 많이 하다 보면 그 가운데서 하나둘 네가 궁금한 것들 혹은 알고 싶은 것들이 생겨나게 될 거야. 물론 혼자보다는 다른 사람하고 같이 하는 것이 더 좋겠지. 그래야 더 분명하게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되니까... 네가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을 수 있다면 또는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수 있다면 가능하면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같이 무언가를 해보기를 바란다.


그렇게 해서 네가 어떤 것에 대해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 그때가 오면 또 그다음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 알고 싶다는 마음은 사실 훨씬 더 복잡한 이야기란다. 그리고 아빠도 여전히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하고 있는 중이고... 당장은 너에게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다. 그게 너를 짓누르는 공부의 중압감을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랄게.


아직은 날이 춥다. 하지만 곧 따뜻한 바람이 불겠지. 

겨울의 마지막까지 감기 조심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기를 바랄게.


멀리서~ 아빠가.


Agent Provocateur Album Cover (Foreigner, 1984)

I want to know what love is (by Foreigner): 5분

작사/작곡: Mick Jones

1984년 발매된 Foreigner의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 'I want to know what love is'는 세 번째 트랙이지만, 첫 번째 싱글로 발매되었고, 미국과 영국 모두 차트 1위를 달성한 곡이다. 라디오에서 사랑받는 곡으로 Foreigner의 가장 성공한 곡이자 대표곡이 되었다.

Foreigner는 영국인과 미국인으로 구성된 밴드여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1976년 뉴욕에서 결성되었다. 하드록 밴드로 시작했으나 점점 발라드 중심의 팝, 소프트 록 중심의 음악 활동을 했다.

이 곡에서는 다수의 백 보컬이 등장하는데 가스펠 합창단인 'New Jersey Mass Choir of the GMWA'와 후에 'DreamGirls'로 유명해진 Jennifer Holiday 등이 참여했고, Tompson Twins의 Tom Bailey도 키보드 연주와 보컬로 참여했다. 앨범의 다른 곡들에서는 Tompson Twins가 백 보컬을 맡았다. 록과 가스펠 사운드가 결합된 좋은 예다. 이와 비슷한 노래로 U2의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인데, 제목도 같은 패턴의 문장이다.

내 기억으로는 자력으로 영어 가사를 적어 해석해 보고, 외운 첫 번째 곡이었다. 노래를 들으면서 하나하나 종이에 적어 내려갔는데 당시에 외국곡 가사를 보려면 잡지나 책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보통 영어 밑에 한국어로 발음을 같이 표기해 놓았었다. 해석도 새로운 경험이었는데, 'read between the lines'라는 표현을 좋아해서 한동안 계속 입 속으로 중얼거리며 다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자주 듣는 곡은 아니지만... 그래도 롤링스톤지의 'Greatest songs of all time 500'에도 포함된 곡이며,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를 포함하여 커버도 많이 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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