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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Feb 06. 2018

La-la, how the life goes on

그래, 그렇지....

며칠 전, 그야말로 뜬금없이 하케 씨가 생각났다. '그래 그 책. 참 재미있게 읽었지' 생각하다가 지금은 거의 죽어 있는 알라딘의 블로그까지 다시 찾아봤다. (휴면 상태의 계정을 살린 것도 얼마 전의 일이다.) 2007년이니까 벌써 10년이 지났다.


"오늘 집에 오는 길에 서점에 들러 책을 사고
잠자기 전에 다 읽어 버렸다.
몇 번이나 웃음을 터트리며..... 

하케 씨가 독일인이고, 뮌헨 근교에 산다는 것, 아이가 셋이라는 것,
부인이 주부라는 점이 나와 다르다면,
그가 아이들과 사는 방법, 혼자 투덜대는 말과 그의 깨달음은 나와 무척 닮아있다." 

(2007년 9월 6일)

그 해 읽은 책 중에 10위 안에는 무난하게 들어갈 정도로 좋아했다.


하지만 재미있었다는 것만으로 이 책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2구절은 내 머리 속에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문득 떠올랐을 것이다.


그렇다! 언제고, 아이들이 부모에 대해 더는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 않는 날이 온다.
부모도 더 이상 아이들에 대해 알지 못하게 되고....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혼자가 되고, 외로워진다. 그건 진정 서글픈 일이다. (본문 28쪽)


이미 말했듯이, 어느 날이고 보조 바퀴는 떼게 마련이다. 그러고 나면 혼자 힘으로 가야만 하고,
우리들 보조 바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신세로 뒤에 남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생이다. (본문 61쪽)


"아이가 커가면 커갈수록 
'언젠가는 아이와 멀어질 거야'라는 두려움도 커진다.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보통의 혹은 최악의 상황을 미리 준비하는 자세는 나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다."

(2007년 9월 15일)

그때 나는 아이와의 우아한 이별(혹은 마음의 준비)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생을 예정대로 흘러가는 법이 없다. 예정보다 훨씬 일찍 우아하지도 않은 이별을 해야 했고, 그래서 이젠 영원히 이별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Ob-la-di, ob-la-da. life goes on bra!

La-la, how the life goes on....

또 10년이 흐른 뒤에는 어떻게 될까...?


하케 씨의 맛있는 가족일기(Der kleine Erziehungsberater - 직역하면 '소소한 육아상담' 정도?)

악셀 하케(Axel Hacke) 지음

김완균 옮김

미하엘 조바(Michael Sowa) 그림

2007년 6월 20일 초판 발행(이 책은 현재 내게 없어 내가 보았던 판본을 확인할 수가 없다. 아마도 국내 출판 초판본이었을 것으로 추정)

약간 이상한 부분이 교보문고를 비롯한 국내 출판물에서 원서의 제목을 'Der kleine Erziehungsberater'라고 하는데, 독일어판 위키피디아에서 보면 이 책의 삽화는 Marcus Herrenberger다. 그리고 국내판의 삽화 작가로 소개된 미하엘 조바가 삽화를 그린 원서는 'Der kleine König Dezember 외 몇 권이 있다. 각각 91년과 92년에 출판된 책이다. 모두 맞다는 가정하에 다른 책의 삽화를 가져다 쓴 것이 된다. (어느 쪽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ㅠㅠ 영어 자료가 아니어서 해독에 어려움이... 사실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했고, 대학 입학시험에도 독일어 과목을 시험을 쳤고, 성적도 괜찮았음에도... 슬프다.)

엑셀 하케는 독일의 언론인이자 작가다. 기자로서는 스포츠나 정치 평론을 했었다고 하는데, 작가로서는 주로 일상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책과 동화책을 썼다.

이 책은 SZ Magazine에 1990년부터 연재하기 시작한 그의 칼럼 'The Little Educational Advisor, stories from the everyday life of a family with three small children(편의상 영어로 번역했음)'을 묶어서 출판한 것으로 백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블로그, 그 이전의 개인 홈페이지도 없던 시절의 일이다. 지금은 너무 흔한 스타일의 콘텐츠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는 글이다.

하지만 몇 안 되는 국내 리뷰에서는 이 책의 유머 코드를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평도 있다. 사람마다 좀 다른가? 개인적으로는 당시에는 이런 스타일의 글에 대해 '너무 가볍지 않은가?'라는 태도가 존재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정을 해본다.


The Beatles 'White Album' Cover (1968)

Ob-la-di, ob-la-da (by The Beatles): 3분 8초

작사/작곡: Lennon-McCartney (실제로는 거의 Paul McCartney의 곡)

1968년 발매된 The Beatles(일명 'White Album')의 4 번째 수록곡이다. Paul McCartney가 리드 보컬을 담당한 곡이다.

비틀스 멤버들 사이의 불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기의 앨범이지만 완성도 높은(다른 앨범도 다 그렇지만) 애증의 비틀스 앨범. 하지만 이 곡만큼은 '최악'의 평가를 받았는데, 2004년 영국에서 온라인 투표를 실시한 결과 사상 최악의 (비틀스) 곡으로 뽑혔다.

존 레넌이 특히 이 곡을 싫어했고, 링고 스타도 녹음에 짜증을 내었다고 한다. 후에 비틀스가 깨지게 되는 전조를 보여준 곡이라고 한다. 비틀스는 싱글로 발매하지 않았는데, Marmalade라는 밴드가 녹음하여 싱글 차트 1위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앨범의 뒷소문은 뒤숭숭 하지만 4면(LP 기준)에 빼곡하게 녹음된 무려 30곡의 곡은 어느 하나 버릴 곡이 없다. 당대에는 약간의 혹평도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또 다른 비틀스의 걸작으로 꼽힌다. 그런데 이런 앨범에서 하필 이 곡을 꼽았냐 하면, 예전에 노래방에서 자주 불렀기 때문이고, 가끔은 이 곡이 주는 가벼운 느낌이 좋아서다. 왜 그런 거...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무 생각도 하기 싫을 때가 있지 않은가... 때론 이런 가벼움이 좋을 때가 있다.

그리고 여러모로 '하케 씨의 맛있는 가족일기'에 어울리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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