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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Apr 15. 2018

In the arms of an angel

내가 기억할게... 그러니 너는 다 잊어도 돼

안 그래도 한번 전화 올 때가 된 거 같다고 생각할 즈음, 카톡 메시지가 뜨더구나. 처음에는 너의 오빠가 돌아가셨다는 메시지인 줄 알았어. 너에게 온 메시지라고만 생각했으니까. 그 반대였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도 난 아무 생각이 없었어. 너무 비현실적인 상황이라서... 꿈인가 싶기도 했고.... 


그렇게 너의 마지막 소식을 다른 사람을 통해 받게 되었어.


연락이 조금 늦어서 시간을 보니, 빈소도 찾아갈 수도 없었네. 아니, 솔직하게 진짜 사라진 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용기가 나지 않았어. 우리가 마지막으로 본 게... 벌써 일 년도 넘은 거 같은데... 작년 겨울 어느 때쯤... 아마도 햇수로는 2년 전일 지도 모르겠네. 그리고는 계절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인하듯 가끔 전화 통화만 했잖아.


전화 통화만으로도 네가 힘들고 어려운 하루하루를 겪어 나가는 것을 알 수 있었어. 전처럼 한 동네라도 있었으면 가끔 함께 술이라도 마셨을 텐데.... 그거 말고는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없었고. 참 웃기지. 마음만 먹으면 고작 한 시간 거리인데... 어쩌면 그게 너와 나의 거리겠지. 그저 어딘가에 존재하는 친구. 내겐 그만큼도 소중했었던 것. 혹은 그런 거리가 중요했었던 것이었는지도....


묘한 인연이었잖아. 대부분 이런 인연쯤은 스쳐 지나가는 그런 관계였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생각해 보니, 내가 너에 대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더라. 그래서 네가 견뎌왔을 마지막 시간들이 새삼 무겁고, 무섭게 다가온다. 많이 추웠지... 나보다는 깡이 세서, 무서워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많이 무서웠을 것 같아.


세상, 참 아무 일도 없는 듯이 돌아간다. 너라는 존재는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나도 그러하겠지. 사라져도 아무 티도 안 난다는 것... 그건 지금 존재해도 아무 티도 안 난다는 얘기겠지.... 나, 슬퍼하지 않을래. 그저 네가 멀리 연락이 안 되는 곳으로 갔을 뿐이라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이제나 저제나 때 되면 연락 한번 오겠지...라고 생각하며 지내려고.


우리의 죽음을 누가 기억이나 해주겠니... 내가 기억할게. 너 역시 당당하고 꽃다운 시절이 있었음을. 지나치게 순수하고 또 지나치게 타락했던 그 시절들을. 너의 세상이 있었음을 내가 기억할게.

그러니 이제 다 잊어도 돼. 다 잊고 편안히 쉬어도 돼.

너와 나는 그런 친구니까........


Surfacing Album Cover (Sarah McLachlan. 1997)

Angel (by Sarah McLachlan): 4분 30초

작사/작곡: Sarah McLachlan

1997년 발매된 캐나다 뮤지션 Sarah McLachlan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Surfacing'의 일곱 번째 곡으로 발표되었으며, 1998년에 싱글로 발매되었다.

가장 인기 있었던 그녀의 곡으로 이후에도 TV나 영화에서 많이 사용되었고, 요즘에는 유튜브에서 추모곡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오늘 내가 이 곡을 듣는 것도 마찬가지)

1998년 영화 'City of Angels'에도 삽입되었고, OST로도 발매가 되었다.

1996년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라는 밴드의 키보드(정식 멤버는 아니고 투어 멤버) 연주자인 Jonathan Melvoin이 마약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는 기사를 읽고 영감을 얻어 곡을 만들었는데, 3시간 만에 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뭐랄까, 창작자들에게 가끔 일어나는 '미친' 상황이지 않았을까 싶다)

정식 제목은 'Angel'이지만, 종종 'In the arms of an angel'이나, 'Arms of the angel'이라고도 하는데, 전자는 곡의 의미상 더 적합한 제목이라는 의견도 많다. 제목도 그렇고 곡의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뭔가 성스럽고 아름답고 그런 느낌이 들지만, 어떤 면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Sarah McLachlan은 캐나다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로 주로 발라드 풍의 곡이 많다. 생일이 나와 같다.(1년 누나) 본 앨범 'Surfacing'으로 대박을 쳤는데, 2개의 그래미상과 4개의 주노 상(캐나다의 그래미 시상식)을 받았다. 그가 벌인 일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Lilith Fair 콘서트일 것인데, 1997년부터 1999년까지 진행된 이 콘서트는 여성 뮤지션들로만 구성된 라인업으로 유명하다. 이 뮤직 페스티벌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도 있다. 1999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되었다가 2010년에 리바이벌 공연을 한 바 있다.

이 글에 이런 드라이한 곡 이야기를 붙이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 부분은 먼저 정리해 두고 나중에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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