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imes I give myself the creeps
건강해야 한다는 것은 오래 살기 위함이 아니라, 당장 오늘을 더 잘 살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만약에 내일 죽어도 괜찮다고...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초연해도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정신력? 같은 것은 애초에 건강한 상태라는 조건이 갖춰주어야 힘을 발휘하는 법이다.
요즘 매우 규칙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일치감치 술 한잔 하고 나면 한번 잠들고, 날이 바뀔 때(밤 12시 전후)쯤 일어나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가 5시 넘어 해가 뜰 때쯤에 잠들고, 9시나 10시쯤 다시 일어나고... 여름 내내 그렇게 지냈왔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지니 아침에 좀 더 잠을 자고 싶기도 하지만...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다. 어쩌다 새벽 2~3시에 잠들기만 해도 다음날은 비 온 다음날처럼 깨끗한 기분이 되기도 한다.
그게 오늘은 깨졌다. 지난 저녁에 잠에 들지도 못했고, 새벽에는 6시가 넘어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머리는 어지럽고 몸은 계속 자고 싶다고 하는데도 도무지 잠을 들 수가 없었다. 잠깐 눈을 붙였다 일어나니 온 몸이 물에 젖은 것처럼 무겁고, 머리 속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시작부터 뭔가 기분 나빴다.
점심에는 좀 걸었다. 사무실에 있으려니 습하고 덥고 몸은 더 축축해졌다. 밖에는 바람이 부는 것 같아서 좀 걷자고 밖으로 나섰다. 오랜만에 평창동까지 걸어가는데, 예상과는 반대로 몸은 더 더워졌다. 식은땀이 나고 바람이 불면 땀이 식어 오싹한데도, 몸 안에서는 계속 열불이 난다. 그러다 보니 기분도 더욱 사나워진다.
오후에는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다. 늘 있는 일인데도 자꾸 짜증이 나고, 신경질이 난다. 애써 여유를 가져 보려고 해도,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서 툭툭 건드린다. 안 그래도 사나워진 상태인데, 그러니 한번 폭발할 것 같은 기분... 잠시 샤워를 해서 축축한 기분이라도 덜어 내려고 했는데, 바로 뒤에는 몸 여기저기에 벌레 물린 자국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이럴 때 긁으면 피가 날 때까지 긁게 된다)
전화 벨소리 하나에도 신경이 곤두서고 짜증이 솟아났다. 숨은 답답해지고, 열은 계속 나고... 도무지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사는 일 하나하나가 신경에 거슬리고, 귀찮았다. 책상도 주변도 심지어 지갑 속도 뭔가 제멋대로인 것 같은 기분... 결국 항복을 선언하고, 하루를 닫았다.
공백... 2시간...
아직 완전히 짜증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이제 조금은 감당이 된다.
그래... 이런 날이 있지... 애써 진정시키며 몸에 열이 나지 않기만을 바라며 몸을 움직이는 것도 삼간다. 오늘, 너무 나빴다.
Basket Case (by Green Day): 3분 1초
작사/작곡: Billie Joe Armstrong, Mike Dirnt, Tre Cool
1994년 발매된 그린 데이(Green Day)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자 메이저 데뷔 앨범)에 7번째 트랙. 싱글로는 두 번째로 발매되었다.
싱글이 처음에는 앨범 홍보용으로 발매된 것인데, 라디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면서, 그들의 대표곡이 되었다. 곡의 길이도 짧고, 비트나 코드도 단순해서 라디오에서 틀어주기 좋은 곡임에는 틀림없다.
Billie Joe Armstrong의 자전적인 이야기인데, 어릴 적부터 공황장애를 겪어서, 이를 노래로 만들었다고 한다. 인터넷 자료를 뒤져 보면 그의 말이 자주 직접 인용된다. "The only way I knew how to deal with it was to write a song about it"
'Basket Case'는 원래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생긴 말로, 사지가 전달된 군인을 말하는 단어였는데, 후에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이상하거나 쓸모없는 사람을 칭하는 속어(혹은 은어)로 상요된다고 한다. 군대 내에서라면 '고문관'정도가 비슷한 의미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1982년에 제작된 'Basket Case'라는 영화도 있다. 호러 영화인데... 홈 비디오 시절에 인기를 얻어 컬트 영화로 평가받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해서 구글에 단순히 'Basket Case'라고 검색하면 이 영화의 장면들이 쏟아져 나온다. (별로... 보고 싶지 않다.... ㅠㅠ)
그린 데이(Green Day)는 같은 해(1994년)에 'The Offspring'이라는 밴드와 함께 미국에서 '(네오) 펑크 록'의 부흥을 이끌었다. 그린데이 쪽이 좀 더 팝적인 성향이 짙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당시에 나는 당연히 오프스프링(The Offspring)의 손을 들어주었던 것으로... (보통 이런 경우는 다음 앨범을 구입하는 속도로 승부를 가린다. ㅋ)
기분이 안 좋을 때... 음악을 듣는 패턴이 신나게 부수는 음악을 듣던가, 차분한 음악을 들으라고 얘기들 하는데, 대체로 대중음악이 그 두 가지 범주 안에 들지 않나? 하는 의문. 결론은 아무거나 들어도 괜찮다는... 중요한 것은 그 안 좋은 기분을 잊을 수 있는 다른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