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로 살아가기
정말로 3년이 흐르니.... 자연스럽게 세상속으로 나오게 되었다. 별 거 없다. 세상으로 나온다는 건 결국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 다시 만나기도 하고, 처음 만나기도 하고, 어디선가 본 듯한 기분도 들고... 그러한 나날들이 흐르고 있다. 다시 일정표를 채우기 시작했고, 아직은 낯선 명함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전화 벨소리도 자주 울리기 시작했다. 좋거나 나쁘거나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가능하면 이대로 흐르려고... 몸과 마음에 힘을 빼려고 한다.
천천히 천천히 움직인다고 하는데도, 훌쩍 3달이 지나갔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바꼈는데, 이상하게 무언가 변했다는 기분은 들지 않는다. 사는 일이 그런가 보다. 매일매일 별 일 없는 것 같은데... 그게 모여서 어느 하루 큰 변화가 생겨나고, 그렇게 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것이 변해 버린다.
(일이어도 좋고, 일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무언가를 할 때, 내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자주 싸워야 하는 일은 '존재감'이다. 무언가 책임이 주어 졌을 때, 자연스럽게 내가 뭐라도 된 기분이 들어 으쓱해지곤 한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참아줄 만 한데... 좀 더 나아가 뭐가 되기 위한 욕심이 슬금슬금 올라 올 때. 그 때는 본격적으로 불편해지기 시작한다.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한 번 말해보고 싶은 기분. 거기에 얽매이기 시작하면 불행해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잘 안다.
문제는 늘 거기에서 출발한다.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지 않거나... 무엇보다 내가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해 욕망하기 시작한다는 것. 그게 두렵다. 그런 흐름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본능적이고, 무의식적인 것이어서 그냥 내버려 두면 금방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난 싸워야 한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보통의 존재가 되는 일은 의지를 가져야 되는 일이 되버린다.
보통이 아닌 존재가 되기 위해서도, 보통의 존재가 되기 위해서도... 비슷한 만큼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라면... 그냥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머리 속에 들어 있는 많은 고정 관념의 틀을 깨트리는 일이다. 특별한 존재와 보통의 존재를 비교하지 않고, 평가하지 않는것. 어느 편이 맞고 틀리는 지를 굳이 구분하지 않는 것. 누구든 그저 자신의 삶을 살아갈 뿐임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것.
결국 보통의 존재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싸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 나는 이미 보통의 존재니까. 문제는 그걸 제대로 볼 줄 모르는 것. 아직도 멀었다...
Songbird (by Eva Cassidy): 3분 41초
작사/작곡: Christine McVie)
1997년 발매된 에바 캐시디(Eva Cassidy)의 첫 번째 솔로 스튜디오 앨범에 6번째로 수록된 곡이다. 원곡은 Fleetwood Mac의 1977년 앨범 'Rumours'에 수록된 곡이다.
이 앨범은 에바 캐시디의 사후에 발매된 앨범이다. 그녀의 생존 시에 2장의 앨범이 발매 되었는데, 1992년에는 Chuck Brown과의 공동 앨범이었고, 1996년에는 라이브 앨범이었다. 그래서 이 앨범이 사후에 발매 되었음에도 '첫 번째 솔로 스튜디오' 앨범이 되었다.
에바 캐시디 생전에는 워싱턴 DC 이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후 2년 후에 영국 BBC에서 그녀의 곡이 소개된 후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고, 많은 편집 앨범들이 발매 되었는데, 사후에 발매된 앨범 판매량만 천만장이 넘는다고 한다. (사후 발매된 앨범만 10장이 넘는다)
'Songbird'나 'Fields of Gold'와 같은 팝 발라드를 포크 스타일로 부르는 노래들이 유명한 편이지만, 재즈와 블루스 곡들을 많이 불렀고, 느낌이 많이 다르다. 전자의 곡들이 맑고 투명한 느낌을 주는 반면에 후자의 곡들은 파워풀하다. 그래서 처음 들을 때는 어덜트 컨템포러리나, 이지 리스닝 계열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소울 충만한 뮤지션이다.
영화 'Love Actually' 의 사운드트랙에 그녀가 부른 'Songbird'가 있어 노래는 익숙한데, 문득 '이 가수는 누구지?'라는 생각이 들어 자료를 찾아 보다가 많은 반전 스토리(원래 유명한 가수인 줄로만 알았는데)에 작은 깨달음을 얻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 곡의 원작자인 크리스틴 맥비는 안개 자욱한 느낌의 목소리로 유명한데, 밴드(Fleetwood Mac)내에서 곡의 양은 많지 않지만, 대부분 좋은 곡들이다. 이 노래 역시 크리스틴 맥비가 부르는 버전도 꼭 들어 보아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