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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Oct 31. 2019

마음이 고장 났어요

Sometimes my mind plays tricks on me

어제부터 온 몸에 잠이 떠나지 않는다. 강제로 잠도 들고, 밤에 잠도 충분히 자는데도 계속 졸리다. 몸을 움직이는 것도, 머리 속도 잠에 잠겨 있다. 며칠 화가 치밀어 오르더니 이제 다 타버린 것인가... 다 사라져 버린 느낌이다.


지난 몇 년 동안에도 줄곳 '화'에 대해서 생각했다. 이 정도 됐으면 이제 화 안 내고 폭넓게 수용해도 되겠다고 늘 생각은 하지만, 막상 어떤 상황이 닥치면 그게 잘 안된다. 하루 자고 잃어나 잃어버리면 좋은데, 정말 안될 때는 그게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누가 '다른 건 다 참아도 억울한 건 못 참는다'라고 하는데, 그건 모든 사람이 그런 거 아닐까? 억울해서... 그게 화가 되고, 한이 되고 그런 거 아닐까? 그걸 견디고 참아내는 것은 전혀 다른 종류의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런 사람을 본다면 닥치고 존경하고 따를 일이다!)


어차피 몸도 안 좋고 해서... 하루 쉬었다. 머리도 멍하고 해서, 생각도 많이 안 했다. 오직 나 자신을 깠다. '생각해 봐, 별거 아니잖아. 자꾸 엇나가지 마. 두세 번 연달아 엇나가면 방향이 바뀌잖아. 결국 내가 잘못한 거 맞잖아. 그까짓 거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되지. 그거 변명하고 싸워봤자, 아무 소용도 없는걸...' 늘 이런 식이다. 나는 어떻게든 고칠 수 있다. 그냥 내버려 두던, 조이고, 풀고 기름을 치던... 


그런데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도대체 어디까지 받아들여하는 걸까? 전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 들에 대해서 먹고살려고 그랬다고 하니, 그럴 수 있지 하며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나도 그런 상황이 되면 그럴 텐데 뭐... 하며 새로운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그래서 도대체 '옳은 것'은 무엇인지... 다시 또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인가?


최근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부조리를 보고 겪었다.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인지... 혼란스럽다. 애당초 말도 안 되는 정치인이나 권력을 가진 놈들의 말이야 말할 것도 없고, 뻔뻔한 기레기들의 변명도 안 보면 그만이지만, 그런 부조리들이 일상까지 치고 들어와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정말 '싸워야 한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솟는다. 워라밸을 되찾아 주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정작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워라벨 따위는 관심도 없고, 감정 노동자들을 위로하겠다고 하는 자가 감정적인 진상을 피우며 가장 가까이서 일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망가뜨리는 것들은 참 아니러니 하다. 아, 이게 현실이구나... 라며 감탄 아닌 감탄만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실패는 좋은 경험이라고 말은 그럴 듯 하지만, 그 좋은 경험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건 개인의 선택이니 여기까지는 괜찮다. 그나마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실패해도 괜찮을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뭐 할 수 있는 주장이다. 그런데 어떻게???? 시스템을 만든다고 사람들이 그대로 따라갈까? 그렇다고 개개인에 맡겨 버리면 해결이 될까? 아니 이게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나 한 건가? 애당초 그런 철학이 없는 이 사회에서?


이미 오래전에도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야, 네가 아무리 깽판을 쳐도 일은 무조건 잘 되게 되어 있어. 왜냐면 일은 담당자의 일이니까. 그 담당자는 무조건 일이 잘 되어야 하고, 네가 잘못해도 그 사람이 어떻게든 성공적으로 만들어야 하거든... 그러니까 부담 갖지 마. 우린 대행사일 뿐이야' 당시에도 조금 회의적이고 자조적인 기분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던 얘기다. 꽤 오래전 이야기인데, 지금도 여전히 '더' 그렇다는 점이 충격이라면 충격이다. 


아무튼 '싸워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싸우지 않고 줄곳 회피해 왔기에 여전히 이런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일들이 일상에서까지 버젓이 벌어지고 있으니까. 나를 고치는 것은 다음 문제. 어차피 고장 난 마음이나 희생양이 되어도 괜찮을 듯싶다.


dookie album cover (Green Day, 1994)

Basket Case (by Green Day): 3분 1초

작사/작곡: Billie Joe Armstrong, Mike Dirint, Tre Cool

1994년에 발매된 미국의 록밴드 그린데이(Green Day)의 세 번째 앨범 'Dookie'에 일곱 번째 트랙이다.

앨범과 싱글 모두 대성공을 거둔 앨범이다. 앨범은 죽기 전에 들어야 할 앨범 리스트에도 올라 있고, 90년대 최고의 앨범을 꼽을 때도 빠지지 않는 앨범이다.

90년대 당시 미국에서 펑크 록이 부활하여 인기를 얻고 있었는데, 대표적인 밴드가 The offspring과 Green day다. 둘 다 80년대 중반에 결성된 팀인데, 공교롭게도 1994년에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을 내고 대박을 쳤다. 그렇게 큰 관심을 갖지는 않아서 따로 자료를 찾아보진 않았지만 보통 이련 경우는 분명히 어떤 상호 작용이 있기에 이 두 밴드 간에 뭔가가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오프스프링보다는 그린 데이 쪽이 취향이 맞았는데, 그린 데이는 오프스프링에 비해 팝 취향이 강하고, 얼터너티브와 하드록으로도 분류될 수 있을 만큼 장르의 경계가 모호하다. 장르가 중요하다가 보다는 그만큼 더 접근하기 쉽다는 말이다.

펑크란 장르가 참 묘한데... 어느 순간 생각날 때가 꼭 있다. 단순하고 과격한 맛? 그래서 뭔가 전환점이나 '묻고 더블로 가'고 싶을 때 많이 생각난다. 그렇게 잠깐 듣다 보면 질리기도 금방 질린다. 때문에 원조 펑크인 섹스 피스톨즈나 클래시 조차도 앨범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Basket Case의 장점은 단순하게 달려 대는 곡이라는 점이다. 뒤돌아 보지 않고... 그런 때가 많다. 그런데 지금은 이 마저도 약해서 더 강한 곡을 찾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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