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쯤에선가는 멈추었으면 하는 바람
하.......
지난 8월 30일에 온 메시지가 330일이 지났다는 것이어서, 결국 (브런치 기준으로) 아무 것도 안하는 것으로는 1년을 채울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 마저도 결국 1년을 못채운다. ㅠㅠ 역시 1년은 그렇게 만만한 시간이 아니다.
작년 말은 좀 바빴다고 쳐도, 그리 바쁜 것도 아니고, 뭔가를 열심히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시간이 지나 버렸다. 이유는 간단했다. 책을 읽기도 어려웠고, 새로운 음악을 찾는 일도, 영화를 보는 일도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와 뒤돌아 보면 그 많은 시간동안 무엇을 했나 싶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장시간 집중하는 게 너무 어려워졌다.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니 하는 유행이 아니더라도, 뭔가에 오래 몰두하는 일이 잘 안된다. 영화를 보려해도 10분을 넘기기 힘들고, 책을 읽는 것도 한 번에 10페이지를 넘기기 어렵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체력도 많이 딸리고, 예전부터 무엇보다 호흡이 딸려서 금방 숨이 차다 보니 자꾸 멈추게 된다.
암튼 지난 거의 1년간의 변명은 이 정도로 해두고....
영화를 보다 보면, 마지막에 덧붙여지는 후일담이 점점 좋아진다. 옛날에는 닫힌 결말이니 해서... 불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후일담이 없으면 괜히 답답하고 짜증이 날 때도 있다. 후일담 스타일의 영화 엔딩을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은 '반지의 제왕' 때부터 였던 것 같다. 샘이 집으로 돌아와서 "긴 여행이었어"라고 말하는 느낌이 얼마나 좋았던지... 그 이후 살아가는 틈틈이 그 기분을 되살려 보려고 했었다.
결말을 알고 싶어서라고 하기에는 뭔가 포괄적인 변화가 느껴진다. 이제는 무언가를 끝내고 싶은 바람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일까... '이 정도면 됐다'라고 생각하는 순간이 많아 진다. 좋은 면은 정말 욕심이 없어진다는 것이겠고, 나쁜 면이라면 갈수록 경쟁은 힘들어진다(사실 경쟁력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꽤 됐지만...)는 점?
적당할 때 그만둘 수 있는 것... 차라리 조금 더 일찍 왔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
Shipyards (by The Lake Poets): 4분 10초
Writer: Martin Longstaff
2015년 발표된 곡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죽어도 선덜랜드(Sunderland 'till I die)'의 인트로에 사용된 곡이다. 덕분에 이 곡도 조금 유명세를 탄 듯 하다.
The Lake Poets는 Maitin Longstaff의 원맨 밴드인 듯 하다. 잉글랜드 선덜랜드 지역의 로컬 독립 뮤지션으로 보이는데, 홈페이지와 유튜브, SNS 등으로 접할 수 있고, 과거 곡들은 Bandcamp에서 들을 수 있다. 요즘의 '핫'한 것과는 거리가 있는 포크 음악을 한다. (적어도 현재까지 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선덜랜드는 잉글랜드 북동쪽에 위치한 지역으로 과거 영국의 대표적인 조선업 중심지역이라고 한다. 아들이 해외축구에 관심이 많아서... 집중력 떨어지는 녀석이 '죽어도 선덜랜드'를 다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이 다큐가 훌륭한 다큐라는 것은 알겠는데... 나는 최근에 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끊을려고 하였던 터라... 암튼 결론은 영향을 받아서 선덜랜드 축구팀이 프리미어리그까지 올라오는 것을 다시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라는 결말.
2010년대 이후 그다지 인상적인 곡들을 찾지 못한 와중에 거의 유일하게 나의 취저곡이다. 조금 웃기긴 한데... 계속 옛날 노래만 파는 게 좀 싫어서 노래 포스트는 잘 못했는데, 기껏 찾은 게 또 옛날 풍의 노래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