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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Dec 10. 2015

It's Amazing

Life's a journey not a destination

이번 주에는 이래저래 면접이 많았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서는 공채 면접이  진행되었고, 내가 '하는' 회사에서는 경력 사원 면접이 있었다. 사실 이 과정이 나는 불편하다. 결국에는 정해진 인원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을 걸고 이것저것 물어봐야 하는 것이 맘 편한 상황은 아니다.


사람을 채용하는 일은 2000년부터  시작했으니까, 제법 오랜 시간 동안 사람을 만나고 선택하는 일을 했지만, 지금도 사람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는 도무지 자신이 없다. 다니는 회사에서는 매년 공채가 있어서 이맘때면 반복되는 일이지만, 지난 몇 년 동안 매년 다른 시도를 해 왔다.


서류 전형 시에 과제를 부여하기도 했고, 지원자 전체를 한 번에 모아서 브리핑을 하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보기도 했다. 또한 매년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했는데, 예를 들면 올해는 '욕망이 있는 친구를  찾아보겠다'는 식이다. 그렇게 내년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중에도 변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은 지원자에 대한 내 나름의 배려다. 어차피 공채 과정에서 만나는 친구들 중의 대부분은 같이 일하지 못한다. 때문에 이런 과정에서 자신감을 잃거나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키워 나가기를 바랬다.


지금껏 가장 기억나는 공채는  2013년도였다. 사장님의 배려로 내 팀에 대한 공채 과정은 원래의 회사 프로세스와는 완전 다르게 새로 디자인을 했다. 일단 내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래서 입사 지원 시에 과제를 내주었다. 이렇게 하면 어느 정도 숫자는 걸러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부수적으로 내가 이력서의 스펙을 보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했다.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제대로 된 피드백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지원자들에겐 당락을 떠나서 이것도 하나의 과정이고 경험일 텐데, 그리고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 아닐 뿐이지 그게 성적은 아니라는 점을 얘기해 주고 싶었다.  그때는 과정 과정 탈락하는 사람에게 메일을 통해 그런 얘기를 해주었다. 한편으로는 그래야 내가 불편한 마음을 없앨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는 특별한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 특히나 이 회사가 그 사람 삶의 답이 아닌데도 기계적으로 취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지원한 경우에 비록 그 친구가 좋았지만, 오히려 입사하지 말라고 말렸다. 좀 더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도전해보라고... 메일을 통해 의견을 전달했고, 후에 답장을 받았다. 그 역시도 고민 중이었는데 이를 계기로 한번 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도전해 보겠다고 했다. 내겐 고마운 일이었다.


몇 번의 반복을 통해 내가 보는 절실함조차 결국에는 잘 훈련된 연기가 아닐까 하는 회의도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그 과정을 통해 나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올해는 예전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는 못했지만 대신 내가 면접을 본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들에게 나는 어떤 모습일까? 또 그들에게 선택받기 위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하면서....


에어로스미스(Aerosmith)의 Amazing은 2개의 진실을 얘기해 준다. 'Life is journey not a destination.' 우리는 너무 목적 지향적으로 교육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반성할 필요가 있다. 공부의 목적은 대학, 대학의 목적은 취업, 연애의 목적은 결혼...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인생의 끝은 아니다. 때문에 우리는 과정 과정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취업을 하고 일을 하는 것도 과정일 뿐이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찾는 즐거움을 깨닫게 해야 하지 않을까?


또 하나의 진실은 'You have to learn to crawl before you learn to walk'이다. 마음에 담아 두어야 하는 말이다. 실패나 실수 혹은 기회의 상실에 대해 스스로 혹은 다른 사람을 용서할 줄 알아야 한다. 삶의 끝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존재, 하루하루의 삶은 모두 과정이며, 단지 순서가 있을 뿐이다.


Amazing (by Aerosmith): 5분 56초

1993년 11월 발매 (싱글)

1993년 발매된 'Get a grip' 앨범의 14 번째 수록곡이며, 두 번째 싱글이다.

작사/작곡: Steven Tyler and Richie Supa

에어로스미스(Aerosmith)는 리브 타일러(Liv Tyler)가 아빠가 프론트 맨 인 미국의 하드록 밴드이다. 1964년 즈음부터 밴드가  만들어졌으니까, 무려 50년이 넘어가는 어마어마한 경력을 자랑하는 밴드다. 이만하면 그냥 존재 자체만으로도 전설인데, 나오는 앨범과 곡들은 여전히 뛰 떨어지지 않는다.

한창 젊었을 때는 악동짓으로 유명했지만, 의외로 음악은 담백하고 건강하다. 블루스 리듬을 기반으로 한 하드록 곡이 많지만, 생각보다 음악의 스펙트럼이 넓다.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뮤직 비디오는 그 자체는 흥미 있는지 모르겠지만, 전혀 곡과는 무관한 내용이어서 허무하고 황당한 기분이 든다. 제발 좀  다시 만들었으면 좋겠다. 이 주옥같은 가사를 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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